연체 차주 대출증가 속도도 가속화
불과 1년 새 53.4% 급증
"부실 위험 징후 점차 뚜렷"
불과 1년 새 53.4% 급증
"부실 위험 징후 점차 뚜렷"
[파이낸셜뉴스] 고물가·고금리 시기를 지나며 소비 부진 등을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의 금융기관 대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여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미 연체로 상환에 한계를 드러낸 자영업자의 전체 대출 규모가 두 배로 커지는 등 부실 위험 징후도 점차 뚜렷해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335만959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는 모두 1112조7400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사업자대출)을 떠안고 있었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이었던 2019년 말(209만7221명·738조600억원)과 비교하면 4년 3개월 사이에 대출자와 대출금액이 각각 60%, 51%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연체(3개월 이상 연체 기준)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대출자)의 전체 보유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5조6200억원에서 약 2배인 31조3000억원으로 뛰었다. 자영업자 대출액 가운데 2.8%가 위태로운 상태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나이스평가정보는 국내 수위의 신용평가기관으로,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동의 아래 이 업체에 대출자의 금융정보를 제공하거나 기업·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은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실제 대출 현황이 대부분 반영된다고 보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최근 연체 차주의 대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져 지난해 3월 말(20조4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불과 1년 사이 53.4% 급증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3월 말 기준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172만7351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9590명) 가운데 절반 이상(51.4%)을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689조7200억원)과 연체 개인사업 다중채무자 대출잔액(24조7500억원)의 비중도 각각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잔액과 연체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의 62%, 79%에 달했다.
2019년 말(106만6841명·431조3100억원)과 비교해 개인사업 다중채무자 인원과 대출 규모는 각각 62%, 60% 높아졌으며 연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대출잔액은 12조1200억원에서 두 배가 넘는 24조7500억원으로 불어났다. 1년 전(172만3562명·682조8600억원·16조2300억원)보다는 각각 0.22%, 1.00%, 52.5% 증가한 수치다.
이에 향후 부실 위험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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