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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까지 총출동'...HD한국조선해양, '풍력·함정' 두 마리 토끼 잡기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5 13:16

수정 2024.05.15 13:16

군사 및 교통 요충지 필리핀 수빅만에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풍력 제작기지 구축
함정MRO 사업 확대...동남아 함정시장 공략
지난 14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 관저(말라카냥궁)에서 수빅 조선소에서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왼쪽부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알렉스 버나드 서버러스 캐피탈 아시아 총책임자가 수빅 야드의 향후 운영 계획 등을 발표하는 행사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제공
지난 14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 관저(말라카냥궁)에서 수빅 조선소에서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왼쪽부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알렉스 버나드 서버러스 캐피탈 아시아 총책임자가 수빅 야드의 향후 운영 계획 등을 발표하는 행사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제공
[파이낸셜뉴스] HD한국조선해양이 남중국해 해상 교통의 중추이자 군사적 요충지인 필리핀 수빅에서 해상풍력 제작기지를 구축하고, 함정 유지·보수·정비(MRO)사업을 확대한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직접 이번 사업을 챙길 정도로, HD한국조선해양의 수빅 제작기지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4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 관저(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과 함께 향후 운영 계획 등을 발표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15일 밝혔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마르코스 대통령을 비롯해 프레드릭 고 경제투자 특별보좌관, 에두아르도 알리노 수빅 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이 참석했으며, HD현대에서는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대표가 참석했다. 이 외에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 대사,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 대사 등도 참석, 이번 사업에 대한 한국, 필리핀, 미국 정부의 관심을 방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수빅 제작기지는 과거 2006년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이 조성한 수빅 조선소 부지 일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축된다. 수빅조선소는 2019년 세계적인 조선 경기 악화 여파로 가동이 중단됐다. 현재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탈 소유로, 필리핀 해군 등이 해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수빅조선소 전경. 뉴스1
수빅조선소 전경. 뉴스1
수빅조선소 위치
수빅조선소 위치
HD현대중공업은 앞서 2022년 수빅 조선소 내에 군수지원센터를 설치, 필리핀 해군에 인도한 함정들에 대한 유지·보수·정비 활동을 지원해 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 및 함정 MRO사업 확대 등을 위해 필리핀 수빅 조선소(야드)일부 부지와 설비를 임차하기로 하고, 향후 세부 조건들에 대해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수빅 야드를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과 선박 블록 제작, 선박 수리 등이 가능한 해양복합단지로 육성시켜 나가겠다는 게 HD한국조선해양과 필리핀 정부의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해상풍력 시장이 2030년∼2050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필리핀은 호주, 대만, 일본, 베트남,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해상풍력 시장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해상풍력 제작기지 구축을 위한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상풍력기지 구축와 더불어, HD현대중공업의 함정MRO 및 함정 수주에 탄력이 가해질 전망이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서쪽으로 11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수빅만은 과거 1990년대 초까지 미 해군기지가 있었던 곳으로, 현재는 필리핀 해군기지가 위치해 있다. 이달 실시된 미국·필리핀군 간 연례 연합군사훈련인 '발리카탄'에 HD현대중공업이 제작·공급한 2600t급 호위함(호세리잘함)이 필리핀군의 주력 함정으로 참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이번 양자 간 협력이 한국과 필리핀 간의 긴밀한 경제 협력을 이끄는 초석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HD한국조선해양의 글로벌 오퍼레이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수빅 야드의 조기 가동과 안정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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