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하얼빈 방문 뒤 북한 방문 관측도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중국에 도착해 이틀에 걸친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신화통신 등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새벽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승리 이후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이뤄진 첫 해외 일정이다. 중국 방문을 마친 뒤 17~18일 북한 방문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지난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시작한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을 거론하며 이번 푸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답방 성격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두 정상은 지난해 3월(모스크바)과 10월(베이징) 회동을 포함해 지금까지 7년 동안 40차례 넘게 만나면서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중러, 대미 공조 강화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등에 '폭탄 관세'를 부과한 직후 이뤄지는 만큼 양국은 미국에 대응하는 '전선'을 더욱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적은 수의 배석자만을 대동한 소인수 회담과 여러 명의 각료들이 참여하는 확대 형식으로 회담을 각각 갖는다. 양자 협상에선 무역 및 경제 교류 발전과 확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가장 시급한 정치 및 지역 문제도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후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공동 성명 등 여러 건의 문서에 서명하고 수교 75주년 기념식과 양국 문화의 해 개막식에도 참석한다.
또 푸틴 대통령은 리창 국무원 총리와도 만나 양국의 무역, 경제, 인도주의 분야 협력을 논의한다.
중러, 과학기술협력 고도화
이날 양측 대표단이 참석하는 비공식 만찬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주요 각료들이 참석한다.
크렘린측은 만찬은 러시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와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새로 임명된 세르게이 쇼이구 전 국방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대행,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 대행이 배석하는 '1+4' 형식이 될 것이라고 크렘린 측은 밝혔다.
중국에서는 안보라인 수장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둥쥔 국방부장, 란포안 재정부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방문 이틀째인 17일엔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제8회 중러 엑스포 개막식과 제4회 중러 지역 간 협력 포럼에 참석하고 하얼빈공업대학도 방문한다. 크렘린궁 기자단과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도 제기
15일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뒤, 17일과 18일에는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키노 교수는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15일에 '김정은 총비서가 전술무기 체계를 양산했다'고 보도했는데, 요즘 김 총비서가 여러 가지 무기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와의 거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동창리에 있는 위성 발사 시설을 시찰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