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 이미륵 공훈록 오류 34년만에 정정
일제하 징역형 선고, 獨 망명.. 옥고 치르지 않아
독립운동 사실 명백, 유공자로서 지위 변동 없어
[파이낸셜뉴스]
이날 보훈부에 따르면 이 지사의 공훈록엔 그가 '1920년 6월 29일 대구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아 옥고를 치렀다'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징역형 선고 당시 이미 독일로 망명한 상태로, 선고재판에 참석하지 않았고 옥고를 치르지도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보훈부는 이 지사가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후 같은 해 정부포상 결정문을 바탕으로 공훈록이 작성된 지 약 34년 만에 '옥고를 치렀다'라는 부분을 삭제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공훈록 작성 당시 정부포상 결정문의 근거가 된 일제강점기 판결문을 참고하다 보니 이 지사가 징역형을 받은 사실은 반영됐지만, 실제 옥고를 치르지는 않았다는 세부 내용까지는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훈록이 수정돼도 이 지사가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은 명백해 독립유공자로서 지위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지사가 독일 그래펠핑시에서 독일어로 집필한 '압록강은 흐른다'는 작가의 유년 시절부터 독일 유학에 이르기까지의 체험을 회상 형식으로 서술하는 등 근대화에서 식민지 시대에 이르는 역사적인 변혁기를 배경으로 담고 있다.
특히 문체의 탁월함이 인정돼 최우수 독문 소설로 선정된 바 있으며, 독일 교과서에 실려 계속해서 읽히고 있다. 이 소설은 국내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지난 2008년도에 방영됐다.
이 지사는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이후 대한민국청년외교단 편집부장으로 활동하다 일제의 감시를 피해 중국 상해로 망명해 임시정부의 일을 도운바 있다.
보훈부는 내년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이 지사 유해의 국내 봉환을 추진하고 있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이를 위해 지난 10일(현지시각) 독일 현지에서 페터 쾨슬러 그래펠핑시장에 실무 협조를 요청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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