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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직격탄’ K배터리… 공장 가동률 4년來 ‘최저’ 추락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6 18:11

수정 2024.05.16 18:11

1분기 배터리 3사 가동률 67.6%
SK온 26.6%p·LG엔솔 20.3%p↓
전기차시장 위축에 판매량 감소세
"재고 조정·수율 개선으로 회복할 것"
‘캐즘 직격탄’ K배터리… 공장 가동률 4년來 ‘최저’ 추락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1·4분기 공장 가동률이 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SK온은 1년 전 대비 26%p 넘게 급락해 업황 침체의 여파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배터리사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조정과 수율 개선 등을 통해 하반기 가동률 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SK온-LG엔솔, 가동률 20%p대 급락

1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배터리 3사 공장 가동률 평균은 67.6%로 지난해 동기 82.3% 대비 14.7%p 급락했다. 1·4분기 기준 최근 4년 사이 최저치다.
2021~2023년 이들 3사의 공장 가동률은 평균 80%대였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올해 1·4분기 공장 가동률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26.6%p를 기록한 SK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p로 뒤를 이었다. 삼성SDI는 1·4분기 가동률을 소형전지만 공개해 전체 가동률은 파악이 어렵다.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중대형 전지가 아닌 소형 전지 공장 가동률을 공개하기 때문에 경쟁사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 공장 가동률이 급락한 것은 전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감소로 출하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배터리 3사는 최근 열린 올해 1·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유럽·미국지역 배터리 판매 감소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유럽의 경기 불황, 보조금 축소,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 대외 환경 요인들로 지난해 4·4분기부터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도 "올해 1·4분기에는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소진으로 예상보다 낮은 미국 판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측은 "유럽 지역 (전기차)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전 세계 대비 더욱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삼성SDI도) 유럽 고객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AMPC도 급락.."하반기 수요 회복"

판매 감소에 따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도 대폭 줄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모듈을 생산할 때 셀은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 1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4분기 AMPC로 1889억원, SK온은 385억원을 받았다. 직전 분기 대비 각각 24.5%, 84% 급락한 수치다. 다만 삼성SDI는 새롭게 AMPC를 467억원 반영했다.

배터리 업계는 신규 공장 가동, 수율 개선·투자 확대 등으로 현재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SK온은 올해 2·4분기 헝가리 이반차 3공장의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반차 3공장 연산 능력은 30기가와트시(GWh)다. 1·4분기 기준 국내외 전체 공장의 수율도 90%를 넘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있는 공장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성과 품질 개선을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2·4분기) 미국 고객사들의 신차 출시에 따른 물량 증가가 있기 때문에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 헝가리,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등 신규 공장 건설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전고체, 리튬인산철(LFP) 등 신제품 관련 투자도 계획하고 있어 전년 대비 투자 규모가 상당 수준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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