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수소경제가 온다 (下) 산업현장 기술 적용
반도체 공정 발생되는 불소가스
생산기술硏 감축기술 실증 앞둬
청록수소 대량생산 기술도 확보
기존 인프라 활용해 조기 상용화
반도체 공정 발생되는 불소가스
생산기술硏 감축기술 실증 앞둬
청록수소 대량생산 기술도 확보
기존 인프라 활용해 조기 상용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KNCPC)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탄소중립 국가기본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산업 현장에 적용할 연구개발(R&D)과 정책기획, 기술지원 역할을 맡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은 16일 "반도체 공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술과 수소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산업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실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소가스 99% 감축기술 개발
반도체 생산에는 다양한 종류의 공정용 불소가스가 사용되는데, 이 가스들의 지구온난화계수는 이산화탄소의 수천~수만 배에 달한다. 불소가스를 줄이는 기술 확보가 탄소중립 실현과 반도체산업 성장의 승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내는 온실가스의 4분의 1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린피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제조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21년 1900만t이었으며, 현재의 생산방식을 유지한다면 2030년에는 2.4배 증가한 4600만t을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생산기술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액체금속을 이용한 다종 불소가스 감축기술'을 개발했다. 지속가능기술연구소 이은도 수석연구원은 "이 기술은 기존보다 수백도 낮은 온도에서도 난분해성 가스인 메탄을 포함, 반도체 공정용 불소가스를 99% 이상 감축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라고 말했다. 생산기술연구원은 연내에 실증규모의 액체금속 불소가스 저감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현장 적용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청록수소로 여는 수소경제
청록수소는 천연가스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수소다. 기존 산업 인프라를 활용해 조기 상용화 가능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속가능기술연구소 김휘동 선임연구원이 개발 중인 청록수소 생산 시스템은 메탄 전환 효율 90%, 수소 선택도 99% 이상의 원천기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특히 액체금속과 고체촉매를 다단계로 활용해 메탄 전환 효율을 높이는 한편 고체탄소를 쉽게 회수할 수 있어 경제성까지 잡았다. 2025년까지 하루 100㎏의 수소 생산이 가능한 모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규모 수소충전소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의 모듈이다. 또 병렬연결이 가능한 모듈 설계를 통해 대규모 수소생산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지속가능기술연구소 이용운 수석연구원은 바이오촤(Bio-char)를 활용, 폐플라스틱 열분해를 기반으로 한 연속식 수소 생산기술을 개발 중이다. 바이오촤는 바이오매스를 무산소 상태에서 고온 열분해해 만든 숯 형태의 유기물로, 땅에 뿌리면 공기 중 탄소를 잡아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현재 실험실 규모의 다단 열분해 실험을 통해 수소 전환 효율을 94%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폐플라스틱의 연료 특성에 따라 각각의 반응기별 공급 열원을 최적화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며, 열분해에 필요한 에너지 일부는 생성된 수소를 연소해 공급한다. 이 박사는 "10㎏(40L)에 약 2만원의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고체탄소 흡착용 물질로 사용한 후 판매해 부가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며 "경제성과 탄소 저감, 토양 개량까지 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