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표, 김도영 빠지자 두산전서 맹활약
한준수, 올 시즌 타율 무려 0.340... 15일도 동점 적시타
홍종표는 빠른 발, 한준수는 장타력으로 팀에 공헌
나란히 수비에서는 불안한 모습 연출
작년 줄부상 4강 실패 KIA, 젊은 피 활약 절실
한준수, 올 시즌 타율 무려 0.340... 15일도 동점 적시타
홍종표는 빠른 발, 한준수는 장타력으로 팀에 공헌
나란히 수비에서는 불안한 모습 연출
작년 줄부상 4강 실패 KIA, 젊은 피 활약 절실
[파이낸셜뉴스=전상일 기자] KIA 타이거즈가 살얼음 같은 1위를 지키고 있다.
KIA는 16일 두산 베어스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7-7 무승부를 기록했다. 모든 투수를 소진할 정도로 힘겨운 승부였다. NC 다이노스는 한화 이글스를 완파하며 KIA에 1경기차로 따라 붙었다.
최근 KIA 타이거즈는 주장 나성범이 부활하면서 타선이 힘을 받고 있다. 김도영만 복귀하면 말 그대로 핵타선이다. 이미 타율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 훨씬 더 큰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타선 자체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수비다.
현재 KIA는 49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전체 1위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굳이 멀리 갈 것도 없이 두산과의 2연전에서도 KIA의 수비는 많이 흔들렸다. 15일 경기에서 홍종표가 막을 수 있는 타구를 잡지 못하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홍종표의 실책은 16일 경기에서도 나왔다.
9회에 허경민의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치며 선두타자 2루타를 허용한 것. 그로 인해 KIA는 9회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준수도 최근 수비에서 많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공을 잡는 포구와 블로킹에서 아쉬운 모습이 계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로 인해서 도루 저지에도 문제가 생겼다. 15일 경기에 선발로 나선 한준수는 허경민, 양의지, 정수빈에게 무려 3개의 도루를 허용했고, 2회에는 포일을 범하기도 했다.
그로 인해 경기 후반에는 김태군으로 교체됐고, 16일 경기에는 김태군이 선발로 포수 마크스를 썼다. 실제로 한준수는 작년 김태군이 트레이드되기 전에도 완벽한 대안이 되지 못했다. 그것은 수비 불안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홍종표와 한준수는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어넣고 있다.
일단, 홍종표는 KIA가 오매불망 바라던 젊은 유틸리티 백업 선수다. 무엇보다 방망이 실력이 출중하고, 발이 빠르다. 홍종표는 올 시즌 41타석에 나가서 0.324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방망이 실력은 이미 수준급으로 정평이 나왔다. 15일 경기에서도 4타석 3타수 2안타를 때려냈다. 두산과의 이번 3연전에서 11타수 3안타로 나쁘지 않았다. 김도영이나 김선빈의 롤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다.
고교 시절에도 그해 최고의 방망이 실력을 선보이며 강릉고를 청룡기 결승으로 이끌며 일약 2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선수다. 기본적으로는 2루수가 알맞다는 당시의 평가였지만, 유격수 수비에서도 꽤나 순수한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다만, 3루수는 고교에서는 한번도 나서지 않았고, 프로에서도 다소 낯선 포지션이라는 맹점이 있다.
한준수는 오랜만에 KIA가 가져보는 공격형 포수다. 한준수의 장점은 16일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한준수는 9회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타격 능력에 한해서는 김태군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92타석에서 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타율이 무려 0.340이다.
최근 프로에서는 “이제는 포수는 무조건 수비만이라는 통념도 깨질 때가 됐다. 주전 포수로 뛰려면 방망이 실력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LG 염경엽 감독이 김범석을 포수로 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kt 위즈의 강백호 포수 전향도 비슷한 맥락이다.
어차피 프로는 선수들의 장점이 맞부딪히는 경연장이다. 홍종표는 지금까지 기아의 유틸리티 백업 중 가장 출중한 방망이 실력을 보여주고 있고, 1차 지명 출신 한준수는 타격쪽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 수비쪽이 다소 부족하지만 계속적으로 육성과 경험을 쌓는다면 KIA에 큰 전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들의 실책 퍼레이드는 분명 뼈아팠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이 144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구단이 바로 KIA 타이거즈다. 작년 시즌 말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아예 순위 경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취임 당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제한적인 기회에서 젊은 선수들이 꼭 자신이 기회를 잡아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제한된 기회를 잡아낸 선수가 홍종표와 한준수다. 완벽하지 않다면 세금은 내야 한다. 어쩌면 두 명의 수비 불안은 내야만 하는 세금일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최대한 뎁스를 강하게 하면서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을 함께 키워가는 것. 그것이 신임 이범호호가 가져가고 있는 스탠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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