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법원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의대증원·배정 효력 집행정지를 신청했던 의과대학 교수 측 법률 대리인이 전공의들에게 ‘유령’, ‘모욕’ 등 강경한 표현을 쓰며 “정신 차리고 투쟁하라”고 비판했다.
20일 의료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18일 다수의 기자들에게 ‘언론풀’이라고 적힌 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를 통해 “전공의 너희들이 법리를 세우기 위해 뭘 했나. 수많은 시민이 법원에 낸 탄원서 하나를 낸 적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의대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을 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의대생 등의 법률 대리인이다.
해당 발언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의료 심포지엄에서 나온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발언에 대한 것이다. 당시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대한민국의 법리가 무너져 내린 것을 목도하니 국민으로서 비통한 심정”, “재판부의 판결이 아쉽다. 하지만 (이번 판단으로) 증원에 근거가 없음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해당 메시지에서 “전공의 도대체 너희들은 뭐냐. 유령이냐”며 “아직도 전쟁 중이니 정신 차리고 투쟁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래야 너희들 그 잘난 요구사항도 이루어질 것”이라며 “낙동강 전선에 밀려서도 싸우지 않고 입만 살아서 압록강 물을 마시고 싶다면 그건 낙동강 전투와 인천상륙작전 등 무수히 죽은 전사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5월 18일)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라며 “정신 차리고 윤석열 의료독재에 맞서서 투쟁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는 의료계가 정부를 상대로 낸 의대 증원·배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의대 증원 관련 소송을 대리하는 이 변호사는 법원 결정이 나온 바로 다음 날인 17일 재항고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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