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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칼럼] 함께하는 마음건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19 19:49

수정 2024.05.20 08:46

오석환 교육부 차관
오석환 교육부 차관
지난 1월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초·중·고등학교 교육에서 역점을 뒀으면 하는 사항으로 '사회성과 인간관계(25.2%)'를 가장 먼저 꼽았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방법을 익혔으면 하는 것은 당연한 바람일 것이다. 또한 미래 사회를 대비해 학생들에게 길러주어야 하는 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으로 '자기관리 역량(34.3%)'이 가장 많이 나온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과 잘 지내고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단순한 가정교육이나 생활지도의 영역이라고 여기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러한 역량도 학교 교육 속에서 길러주어야 한다고 보는 관점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교육부가 2024년 1월 사회정서성장지원과를 신설하고 학교에서 사회정서 교육을 제공하기로 한 것 또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신설된 사회정서성장지원과는 학생들이 긍정적이고 주도적인 태도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마음건강 문제 발생 시 조기에 발견, 제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크게 예방·발견·치유 및 인식개선 분야로 구분하여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학생들의 마음건강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사회정서 교육을 제공한다. 사회정서 교육이란 학생들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공동체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스스로의 감정과 스트레스 등을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육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정서 교육을 교실 수업 속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사회정서 교육 프로그램을 2024년 중 개발하고 2025년부터는 전국적으로 확산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둘째, 학생들의 마음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3년에 한 번 실시하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이외에 마음이지(EASY)검사를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해 필요할 때 언제나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가 매년 초1·4, 중1, 고1 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어 검사가 없는 학년일 때 발생하는 문제를 알기 어렵다는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셋째, 학생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비대면 문자상담 서비스('다들어줄개')부터, 전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정신건강 전문가의 학교 방문 서비스와 병·의원 방문에 대한 진료·치료비 지원까지 다양한 심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학생 마음건강 지원이 중요해짐에 따라 기존에는 학교폭력 상담 중심으로 운영되던 위(Wee) 프로젝트의 기능을 모든 학생의 마음건강 문제에 보다 적극적이고 충분하게 대응하는 체제로 강화한다. 또한 학교와 교육청이 지역 자원과 연계해 학생 중심의 맞춤형 통합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문제를 터부시하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 나간다. 마음도 몸과 마찬가지로, 아플 수도 있고 치유받으면 나아질 수 있다. 그런데도 유독 마음의 병은 개인의 특성으로 치부하거나 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감추다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마음의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이유다. 이에 교육부는 마음건강 캠페인을 비롯해 학생 마음챙김 동아리 운영, 학부모를 위한 마음건강 인식 개선 교육 등을 통해 학교와 일상생활 속에서 서로의 마음건강을 돌보는 마음챙김 문화를 확산하고자 한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찰과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부디 우리 아이들의 마음건강을 위한 정책들이 현장에 뿌리 내려서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그래서 아이들의 무거운 마음을 학교와 가정 등 주변에서 함께 들어줄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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