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낮부터 세차례 음주"..김호중, 음주 뺑소니 열흘만에 '음주운전' 인정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0 05:04

수정 2024.05.20 09:21

김호중 사과문. 출처=생각엔터테인먼트, 독자제공, 뉴스1
김호중 사과문. 출처=생각엔터테인먼트, 독자제공, 뉴스1


[파이낸셜뉴스] 가수 김호중(33)이 ‘음주 뺑소니 사고’ 의혹 열흘 만에 음주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김씨 측은 사고 사실이 알려진 14일부터 “음주는 하지 않았다”고 계속 주장해오다가 닷새 만에 돌연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지난 19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전국 투어 콘서트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를 마친 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저는 음주 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한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이어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소속사 역시 “자사 아티스트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거듭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의 음주 사고를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새벽 김씨가 술을 마신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유흥주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김씨의 소변 감정을 토대로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견서를 17일 경찰에 전달했다. 사고 당일 김씨는 경찰에 매니저를 대신 보냈다가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씨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음주 정황도 포착됐다. 김씨는 사고 당일 오후 4시쯤 강남의 한 스크린 골프장에 소속사 대표와 유명 래퍼 등 4명과 함께 머무르며 맥주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명 개그맨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들른 인근 식당에서도 소주 7병과 맥주 3병 등을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식당에서 나온 김씨가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한 차를 타고 유흥주점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히기도 했다.

경찰은 이 과정을 설명하는 김씨 측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당초 소속사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김씨가 굳이 대리 운전을 부른 이유에 대해 “피곤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유흥업소와 자택은 모두 청담동에 있고 거리 역시 400m에 불과하다. 소속사는 김씨가 뺑소니를 친 이유가 ‘공황’ 탓이라고 했지만 사고 이후 김씨가 침착한 모습으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캔맥주를 구입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김씨 측은 경찰 수사가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판단하고 ‘자백의 골든 아워’를 놓치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든 구속만은 면해보자’는 변호인 조언이 있었을 수도 있다. 김씨는 검찰총장 직무대행 출신 조남관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 경찰이 이날 “김씨 등이 조직적인 증거인멸 움직임을 보였다”며 구속 영장 신청을 시사한 것 역시 압박으로 작용했다.

또한 경찰은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도주 치상을 비롯, 범인 도피·증거인멸 교사, 위험 운전 치상, 공무 집행 방해 등 혐의를 총동원해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에게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었다. 조직적 범행 은폐에 국민 여론도 급속도로 나빠진 상황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등이 여기서 더 버텨서 이로울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생각엔터테인먼트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생각엔터테인먼트입니다.

자사 아티스트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습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하여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끝으로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거듭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아래는 김호중의 사과문 전문입니다.

죄송합니다. 김호중입니다.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음주 운전을 하였습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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