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6억들여 길이 200m 부교 설치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이유 철거 요구
인근 지역주민 철거시 단체행동 예고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이유 철거 요구
인근 지역주민 철거시 단체행동 예고
【파이낸셜뉴스 속초=김기섭 기자】 연간 100만명이 찾는 속초의 대표적 수변관광지 영랑호 부교가 수십억을 들여 조성한 지 2년만에 철거수순을 밟으면서 찬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0일 속초시에 따르면 민선 7기 김철수 속초시장 시절 북부권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26억원을 들여 2021년 11월 영랑호에 영랑호수윗길을 설치했다. 총길이 400m, 폭 2.5m의 부교다.
환경단체는 부교 건설 추진 초기부터 국내 대표 석호인 영랑호의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반대해 왔으며 속초시가 부교를 개통하자 속초시를 상대로 같은 해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22년 10월 조정 결정에서 "부교 조성 사업과 관련 어류·수상자원 항목에 대한 해양환경 조사를 향후 1년간 실시, 사업 이전 현황으로 회복되지 않거나 악화되면 부교 철거를 포함한 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속초시와 환경단체가 합의, 강원대 환경연구소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영랑호 일대에서 부교 설치에 따른 환경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수생태계의 장기적 측면에서 부교 철거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고 속초시가 이를 받아들여 부교를 철거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다만 속초시 측은 "철거 이후 영랑호 생태 보존 계획을 구상할 시간이 필요하고 예산 문제로 의회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재판부는 선고 전 한 차례 더 조정기일을 열어 양측의 절충안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속초시와 환경단체들은 6월3일 오후 3시로 잡힌 조정기일 전 대략적인 철거 시기와 절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속초시의회 의원들이 '영랑호수윗길 부교' 철거를 반대하고 나선데 이어 영랑동 주민자치위원들도 속초시를 방문, 철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철거가 강행될 시 지역내 8개동 주민들과 함께 철거 반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민주당 시의원들의 행동을 비판하며 1인 시위에 나섰고 정의당 강원도당도 최근 ‘민주당은 환경파괴·불법시설 속초 영랑호 부교철거에 협조하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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