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으로 21일 저녁 최종 수상작 발표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황석영 작가(81)가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로 부커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작가는 이번엔 부커상을 손에 쥐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부커상이 주최한 낭독회에 지팡이를 짚고 참석한 황 작가는 "세계 여러 작가가 내 나이에 절필 선언을 했지만 나는 아직 쌩쌩하다. 절필을 안 하고 더 쓸 것"이라고 말했다.
황석영은 지난달 출판사 창비가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엔 받으면 좋겠다"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로 꼽힌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현지시간으로 21일 저녁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을 발표한다.
부커상 인터내셔널은 영어로 번역된 비영어권 문학 작품에 주는 부커상의 한 부문이다.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에 도전한 황 작가는 올해로 81세로 지난 2019년 소설 '해질 무렵'으로 같은 부문 1차 후보로 지명됐고, 이번에 처음으로 최종 후보 6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0년 발간된 '철도원 삼대'는 구상부터 집필까지 30년이 걸린 황 작가 필생의 역작이다.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실감 나는 이야기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한반도의 역사를 꿰뚫고 있다는 평가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와 황 작가 특유의 입담이 어우러진 '철도원 삼대'는 원고지 2000매가 넘는 분량임에도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압도적인 흡인력을 선보이며 무게감 있는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그 결과 국내에서는 5만부 가까운 판매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6개국에 번역 출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황 작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하나는 우리 한국 문학에서 근대 산업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다룬 적이 없으니 그 빠진 얘기를 내가 채워 넣고 싶었고, 또 하나는 영등포에서 살았던 어릴 적 추억을 담은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철도원 삼대'는 셀바 알마다의 '강이 아닌'(스페인)을 비롯해 이아 겐베르크의 '세부사항'(스웨덴), 예니 에르펜벡의 '카이로스'(독일), 옌테 포스트후마의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네덜란드), 이타마 비에이라 주니어의 '구부러진 쟁기'(포르투갈) 등과 경쟁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