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을 미국 최대 은행으로 성장시킨 제이미 다이먼(68)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5년 안에 CEO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JP모건 주가는 다이먼의 CEO 사퇴 계획 예고, 또 자사주 매입 중단 소식이 겹쳐 이날 4.5% 급락했다.
다이먼은 오랫동안 자신이 CEO에서 사퇴하려면 최소한 5년은 더 지나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지만 이날은 그 시기가 5년이 채 남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다이먼은 이날 연례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CEO 사퇴) 시기가 더 이상 5년 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CEO에서 물러난 뒤 회장 직만 수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다이먼은 앞서 2021년 최소 2026년까지 CEO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특별 보너스를 받았다.
특별 보너스 지급 조건을 충족하면 CEO에서 물러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CEO 후임이 내부에서 발탁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니퍼 핍스잭 상업·투자은행 부문 공동 책임자, 매리앤 레이크 소비자은행 부문 책임자 등이 후임 물망에 올라 있다.
아울러 다이먼 유고시에는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대니얼 핀토가 다이먼을 곧바로 대신할 수도 있다.
다이먼은 2005년말 JP모건 CEO가 됐다.
그는 공격적으로 덩치를 키워 JP모건을 자산, 예금 모든 면에서 미국 최대 은행으로 성장시켰다.
JP모건 주식은 다이먼이 CEO로 취임한 뒤 배당을 더해 7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뉴욕 증시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투자 수익률은 500% 수준으로 더 낮다.
다이먼은 역대 대형은행 CEO 가운데 최장수 CEO다. 2008~2009년 이전 취임한 CEO 가운데 살아남은 이는 다이먼이 유일하다.
한편 다이먼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주가가 높은 수준이어서 굳이 주식을 사서 주주들에게 현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이먼의 CEO 사퇴 시사, 자사주 매입 기대감 퇴색 등의 여파로 JP모건은 이날 9.21달러(4.50%) 급락한 195.58달러로 미끄러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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