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뇌파 유도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불면증 개선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1 09:29

수정 2024.05.21 09:29

분당서울대병원·고려대학교 공동 연구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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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불면증을 개선하고 수면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이우진·고려대 전자정보공학과 황한정 교수팀은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불면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특정 뇌파를 유발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기술에 주목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얼마나 불면증을 개선하고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는 교차설계 무작위배정 및 수면다원검사, 생체지표분석 등의 방법이 사용됐다.

바이노럴 비트는 인공적으로 뇌파를 만들어 내는 기술로, 양쪽 귀에 서로 다른 주파수 소리를 보내면 우리 뇌에서 두 주파수의 차이만큼의 파동을 인식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를테면 한쪽 귀에 300㎐, 다른 쪽에 310㎐의 소리를 들려주면 10㎐의 뇌파가 생성되는 식이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이러한 주파수 차이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를 적용했는데, 이를 들으며 잠들 시 불을 끄고 난 후 잠이 들기까지 시간(수면잠복기)을 51%나 단축하는 결과를 보이며 불면증 치료법으로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전체 수면 효율은 3.8% 증가했으며, 교감신경계 활성도 지표인 심박변이가 저주파 영역에서 25%가량 감소하는 결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교감신경계 활성화는 불면증을 유발하는 주요 기전으로, 이 지표가 감소한 것은 잠들기 좋은 안정적인 상태가 유도됐음을 의미한다.

수면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주간 졸림,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불면증이나 우울증, 나아가 심근경색·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을 비롯해 치매 등 각종 중증 질환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국내 성인의 60%가 만성적으로 수면 불편감을 겪고, 이중 약 절반이 불면증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불면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연간 약 72만명으로 일부에 불과하다. 불면증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 인식 부족은 물론,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환경이나 인지행동치료·약물치료 등 기존 치료법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윤창호 교수는 “불면증 환자들은 주로 쉽게 잠이 들지 못하는 ‘입면’의 어려움을 겪는데, 특별한 불편감이나 번거로움 없이 일상에서 이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면장애 치료법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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