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 도치기현의 한 마을에서 50대 일본인 부부의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체포된 20대 한국인 남성에 대해 살인혐의가 추가된다.
2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이날 한국인 남성 A씨(20)와 일본인 B씨(20)에 기존 시신 훼손 혐의에 더해 살인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이들은 지난달 16일 도쿄에서 약 150㎞ 떨어진 도치기현 나스마치 강변에서 시신이 발견된 일본인 부부 사망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부는 도쿄 우에노 번화가에서 음식점 10여 곳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A씨와 B씨가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인 지난달 15일 도쿄 시내 빈집에서 부부를 폭행한 뒤 차에 태워 도치기현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인 부부가 살해된 현장 차고에서는 고압 세척기와 살해 도구로 보이는 전기코드,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망치와 걸레가 발견됐다. 일본 경찰은 이들이 혈흔 등을 청소해 사건 현장을 은폐하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고액의 보수를 미끼로 범죄를 대행하는 다단계 방식인 '야미바이토'(어둠의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살인 청부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NHK에 따르면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A씨가 사건 당일 나스마치 현장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A씨와 B씨에게 실행을 의뢰한 일본인 C씨와 C씨에게 범행 지시를 내린 일본인 D씨를 체포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C씨는 지난 2∼3월 알게 된 D씨로부터 범행 지시를 받았으며, D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초순 어떤 인물로부터 의뢰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몇 차례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는 A씨와 B씨에게 자신의 차를 빌려주고 시신 처리를 맡기는 대가로 보수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살해 보수로 총 500만엔(약 4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사히신문은 "수사 당국은 부부와 면식이 없고 서로 관계도 깊지 않은 용의자들이 누군가로부터 의뢰받아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경시청은 피해자들의 장녀와 내연 관계에 있는 회사 임원 E씨가 이번 살해를 의뢰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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