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해외선물 증시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140명의 피해자들로부터 120억여원에 달하는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사기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혐의로 30대 총책 A씨 등 63명을 검거해 이 중 32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전문가의 리딩을 받아 가상화폐, 금 시세 차익, 해외선물 증시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 140명을 속여 124억여원의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다.
이들은 불법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자신들이 투자 전문가라면서 "무료로 주식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문자를 무차별적으로 발송해 오픈채팅방에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또 다수의 메신저 계정으로 채팅방에 접속해 마치 여러 사람이 전문가의 리딩에 따라 수익을 본 것처럼 가짜 수익 인증글을 게시하며 이른바 '바람잡이' 역할을 통해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이후 허위 투자사이트나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며 20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HTS 프로그램 상 투자가 이뤄진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피해자들의 돈은 자금세탁을 위한 대포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손실을 본 피해자들이 발생하면 추가 투자 시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손실 복구를 위해 추가 투자를 종용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학생과 주부, 의사 등 다양했으며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7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단순히 투자에 대한 손실을 봤다고 생각하는 등 사기인 줄조차 모르는 피해자들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서울과 경기 고양시에 주로 거점으로 두고 총책, 본사, 중간관리책, 영업팀, 세탁팀 등 조직적으로 범행했다.
조직원 간에는 대포폰을 이용해 메신저를 가명으로 사용하고, 범행사무실을 2~3개월 단위로 옮기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왔다.
이렇게 벌어들인 범죄수익으로 고가의 수입 차량과 명품을 구매하며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려왔으며, 일부 조직원들은 서울 강남구 일대 유흥업소를 다니며 마약류를 투약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범행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총책 등의 주거지 내 옷장과 차량에서 현금다발로 보관 중이던 20억여원을 압수하는 등 총 29억여 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 명품, 마약류 등을 압수했다.
또 범죄수익으로 벌어들인 피의자들의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현재까지 46억 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공범 등에 대해서 계속 수사 중에 있으며,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해외 등으로 도주한 조직원 등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통해 지속 추적해 검거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한 전문적인 자금세탁조직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투자 리딩방 사기 등 신종 악성 사기에 대해 엄정 대응해 나가겠다" 말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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