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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농기계 기업 '투톱'인 대동과 TYM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기간 주력했던 해외 시장에서 농기계 수요가 크게 줄어들며 북미 매출도 3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다만 두 업체는 제품 다양화, 시장 확대 등을 통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21일 농기계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대동의 올해 1·4분기 매출액은 3624억원으로 전년 4009억원 대비 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337억원 대비 65.6% 급감한 116억원을 기록했다.
TYM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TYM은 올해 1·4분기에 전년 2361억원 대비 5.5% 감소한 22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324억원 대비 67%가량 급감했다.
이처럼 업계 투톱이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낸 배경엔 북미 농기계 시장 수요 감소가 있다. 코로나19 기간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취미로 농장을 가꾸는 '하비파머'가 등장하며 중소형 농기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60마력 이하 트랙터에 강점을 가진 대동과 TYM은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실제 지난 2020년 8958억원이었던 대동의 매출은 그 이듬해 1조1792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어 2022년에도 1조463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TYM 매출액도 지난 2020년 7133억원에서 2021년 8415억원, 2022년 1조1661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하며 하비파머 증가세가 둔화했고 이들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준 북미 농기계 시장은 전년 대비 약 15% 축소됐다. 한파 및 강수 등으로 판매 성수기 도래가 지연됐고,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농가를 포함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대동과 TYM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북미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대동의 올해 1·4분기 북미 매출은 1664억원으로 전년 2318억원 대비 28.2% 줄었다. 같은 기간 TYM도 1476억원에서 1098억원으로 27.6% 감소했다. 통상 농번기가 상반기라는 점에서 업계 실적이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매출 감소는 이례적이다. 실제 두 업체의 1·4분기 북미 매출은 2021년 1·4분기 이후 3년 만에 최소치다.
다만 이들은 주력 제품을 늘리고 해외 시장을 확대하며 부진한 실적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대동은 대동의 대표 대형 트랙터인 HX와 중형 트랙터 GX를 앞세워 중대형 트랙터 판매에 나선다. 또한 트랙터 시장 규모 세계 4위인 튀르키예 시장도 공략한다. 회사는 지난해 말 튀르키예 아랄그룹과 5년간 3500억원 규모 트랙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 3월 튀르키예 최대 농기계 전시회에 참가했다. 오는 6월엔 주력 트랙터를 대형 트레일러에 싣고 다니며 주요 지역에서 전시회를 여는 '로드쇼'도 전개할 예정이다. 대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높게 설정했다.
TYM도 T115, T130 등 중대형 트랙터 신제품 판매를 통해 북미 지역에서 실적을 회복하겠단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TYM은 최근 필리핀 정부에서 트랙터 보급을 위해 추진한 입찰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해 900대 규모의 트랙터를 필리핀으로 수출했다. 이에 따라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는 동시에 연내 유럽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TYM 관계자는 "2·4분기에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트랙터 판매를 본격화하고, 자체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는 등 실적 개선을 통해 견조한 사업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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