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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부터 거짓말까지…김호중, '국민 트바로티'의 배신 [기자의눈]

뉴스1

입력 2024.05.21 16:29

수정 2024.05.21 16:29

가수 김호중 ⓒ News1 권현진 기자
가수 김호중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시작인 음주 운전부터 잘못이었고, 그 후의 대처는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했다. 게다가 지속된 거짓 해명으로 대중들의 신뢰까지 잃었다. 장본인은 바로 가수 김호중(33)이다.

지난 18일과 경남 창원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무대에 오른 김호중은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얘기했다. 다음날인 19일 공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자신을 둘러싼 '뺑소니 사고' 논란 속 음주 운전 의혹이 지속되자 밝힌 심경이었다. 그리고 밝혀진 진실은 '음주 운전은 아니'라던 그의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것. 결국 그의 말을 믿었던 이들이 돌려받은 건 신뢰가 아닌 배신감이었다.

당초 지난 14일 김호중의 뺑소니 사고 소식이 전해졌을 때,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매니저 A 씨가 사고 후 김호중을 대신해 경찰에 자수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 사실을 알게 된 김호중이 직접 경찰서로 가 조사 및 음주측정을 받았다"라고 해명했다. 소속사 대표까지 나서 "김호중은 술을 절대 마시지 않았다"라고 공언했다.

팬들은 이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김호중이 소속사의 잘못된 대처를 오히려 시정하기 위해 노력한 것 같은 뉘앙스였기에 김호중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19일 공연에서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한 뒤 몇 시간이 안 지나서 김호중은 "저는 음주 운전을 했습니다"라고 끝내 시인했다.

거짓말 속에 감춰진 사실은 이랬다. 지난 9일 김호중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한 유흥주점을 찾았다. 이후 대리기사를 불러 본인 명의의 승용차를 타고 김호중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집에서 나왔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 직접 핸들을 잡았다. 이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김호중의 차는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사고 조치는 없었고 김호중은 도주했다.

접촉 사고 2시간 후 경찰서에 나타난 것이 김호중이 아니라 매니저 A 씨였다. A 씨는 김호중의 옷을 입고 운전자인 척 경찰에 자수했고, 그사이에 또 다른 매니저 B 씨는 김호중을 경기 구리의 한 호텔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했고, 김호중과 호텔 인근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구매했다.

이후 김호중이 경찰서를 찾은 건 사고 발생 17시간이 지나고 나서였다. 이러한 행동은 음주 운전을 숨기기 위한 소위 '꼼수'였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김호중의 음주 운전 인정에도 구속을 피하려는 '꼼수'가 있었음을 지적하는 의견이 있다. 김민호 VIP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이에 대해 뉴스1에 "(음주 운전 시인 전까지 나온 상황을 종합하면) 증거인멸 및 사고 후 추가 음주 등은 구속영장 청구 사유가 분명하지만,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구속영장 발부가 다소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구속 영장을 피하기 위해 혐의를 인정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얘기했다.

음주 운전을 모두 부인하면서 정상적으로 콘서트를 진행했던 부분은 대중의 비판에 기름을 끼얹어 '분노'로 불을 키우게 만들었다. 빠른 인정과 사과가 아닌, 돈 문제가 걸린 것부터 해결하려 했다는 비판들이 쏟아졌다.

김호중은 지난 2009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고등학생 파바로티'로 출연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청소년 시절 조직폭력배까지 됐지만 좋은 스승을 만나 성악을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는 스토리는 영화로도 제작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후 그는 트로트로도 저변을 넓혀 '국민 트바로티'로 성장하는 성공담을 만들어냈다. 이런 이야기에 감동해 김호중의 팬이 된 사람들도 다수다.

즉, 김호중의 성공 신화에는 '반성'과 '변화'라는 키워드가 깔려있다. 과거를 씻고 변화하겠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그는 인기를 얻었다. 그러면서 김호중은 팬들과 대중에게 '신뢰'를 쌓아나갔다. 그렇지만 대중들이 받은 건 거짓말 해명만이 가득한 배신감이었다.

음주 사실을 뒤늦게 인정한 '국민 트바로티'는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김호중은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을 통해 경찰서로 들어갔다.
음주 사실을 인정하면서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얘기한 그에게는 이제 경찰의 수사가 남아있다. 대중들의 신뢰를 저버리면서 받은 질타에 더불어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한 대가도 받아야 한다.


김민호 변호사는 앞으로 김호중이 받게 된 혐의와 실형 가능성에 대해 "재판을 받는다 하더라도 자기 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 인멸은 별도 범죄로 성립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수사에 혼선을 준 점 등의 부분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등 경우에 따라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실형 선고까지 가능하다, 비슷한 사안에서 수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사안도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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