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생존율 낮은 췌장암 '가족력' 중요..주기적 검진 필수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2 09:10

수정 2024.05.22 09:10

식욕부진·복통·황달 증상 있으면 의심
흡연자, 직계 가족 중 환자 2명 이상 있다면 검진 필요
췌장에 생긴 종양이 담관을 막아 담즙이 정체된 모습. 뉴시스
췌장에 생긴 종양이 담관을 막아 담즙이 정체된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췌장암은 우리나라 10대 암 중에서 가장 예후가 좋지 못한 암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다른 소화기계 질환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조기 발견이 어렵다. 방치할 경우 암세포가 전이돼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조기발견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고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김완배 교수는 “가족력은 췌장암 발병 원인의 10%를 차지하고, 직계 가족 중 2명의 췌장암 환자가 발생한 경우 6.4배, 3명의 췌장암 환자가 발생한 경우 32배 췌장암의 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보고가 있다"며 "직계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일 경우 주기적인 검진을 받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좋다”고 22일 조언했다.

췌장암의 위험인자로는 △흡연 △당뇨병 △만성췌장염 △가족력 △육류나 지방 성분이 많은 식사 등을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흡연은 현재 알려진 췌장암 위험인자 중에 가장 고위험인자로 꼽힌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생률이 2~3배 높다. 흡연이 원인으로 작용한 경우는 전체 췌장암 발생률에서 약 20%를 차지한다.

당뇨병도 췌장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다. 만약 당뇨병 환자가 갑자기 복통, 황달,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갑자기 성인 당뇨병이 발생하면 췌장암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 자체가 췌장암 발생의 위험인자이기도 하지만 또한 역으로 췌장암이 발생하면 이차적으로 당뇨병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서양에 비해 만성췌장염 환자가 적어 위험성이 강조되지 않았으나, 최근 생활패턴 변화와 함께 환자 수가 늘면서 만성췌장염 검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음주는 만성췌장염의 주요 원인으로, 과음 역시 결과적으로는 췌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과 황달이다. 복통은 췌장암 환자의 약 70%, 황달은 약 50%에서 나타난다. 복통은 대개 복부의 중간 위인 심와부에서 나타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췌장암은 위암과는 달리 식사나 위장관 운동과는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통이 있다는 사실은 췌장 주위로 이미 암이 침범해 있다는 신호라서 복통이 없이 병원을 찾아오는 췌장암 환자에 비해서 예후가 안 좋은 편이다. 병원을 방문하기 1~3개월 전부터 미약하게 복통이 발생했다가 점점 심해져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지속적인 복통은 주의가 필요하다.

황달은 눈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췌장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고 췌장에만 국한된 초기에도 황달 증상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복통 보다 췌장암의 조기 발견에 용이하다.

췌장암은 무엇보다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췌장암의 최초 진단 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20~30%에 불과하다.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단계인 경우 5년 생존율이 47.2%, 주위 장기나 인접한 조직 혹은 림프절을 침범한 국소 진행단계인 경우 21.5%,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로 전이된 원격 전이단계에서는 2.6%(2021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로 국한단계에서 발견하지 않는 한 예후가 매우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췌장은 몸 속 깊숙이 위치한 장기이므로 일반적인 검진으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고, 병원을 찾아 초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포기하고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에 비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율이 높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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