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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실상 폭로' 中시민기자, 4년만에 석방됐지만..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2 13:47

수정 2024.05.22 13:47

중국 시민기자 장잔/사진=AFP 연합뉴스
중국 시민기자 장잔/사진=AF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 우한 실상을 외부에 알렸던 중국 시민기자 장잔(41)이 4년 만에 석방됐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권 운동가와 반중 인사들은 장잔이 최근 상하이여자교도소에서 나왔으나 감시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우한이 봉쇄됐을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몇 안 되는 중국 독립 기자 중 한 명인 장잔은 2020년 코로나19가 대규모 유행한 우한 지역의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 120여 개와 중국 정부 대응 등을 엑스(X·옛 트위터)와 유튜브, 위챗에 올렸다.

당시 그는 영상을 통해 환자들이 누워있는 침대로 병원 복도가 꽉 찬 모습을 공개하는 한편 "모든 것이 가려져 도시가 마비됐다는 것 외에는 할 말이 없다"며 "그들은 전염병 예방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를 가두고 자유를 제한한다"고 폭로했다.

2020년 5월 체포된 장잔은 '공중소란' 혐의로 같은 해 12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투옥 기간 유죄 판결과 처우에 항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단식 투쟁을 벌여 75㎏이었던 체중이 수감 첫해 겨울 41㎏로 줄었다. 이로 인해 그해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초 장잔의 출소일은 지난 13일이었지만 그동안 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다양한 소문이 있었다. 미국 국무부와 영국, 유럽연합(EU)는 그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장잔은 현재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들과 연락하고 있지만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21일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유포된 영상에는 출소 당일 오전 5시께 경찰이 장잔을 상하이에 있는 그의 오빠 집까지 동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파자마 차림의 장잔은 피곤한 기색이었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여러분의 도움과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다른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잔의 가족과 변호사는 그가 수감 1년여 뒤 옥중 단식 투쟁으로 크게 쇠약해져 걷지도 못하고 고개를 가누지도 못할 정도로 아프다고 밝혔다.


운동가들은 장잔이 단식투쟁으로 빠진 몸무게 일부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런던의 인권활동가 제인 왕은 "중국 당국이 당초 장잔의 석방이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국제 사회의 압력을 받자 장잔에게 전화기를 주고 위챗 계정을 사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장잔이 다른 반체제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가택 연금 등 철저한 감시와 이동 제한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 2월 재판에 야윈 모습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온 장잔. /사진=연합뉴스,중앙일보
지난 2월 재판에 야윈 모습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온 장잔. /사진=연합뉴스,중앙일보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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