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A 장기영 대표가 쓴 '에이전트의 세계' 뜨거운 관심
손흥민 만 16세 당시 함부르크 정식 입단 시킨 장본인
孫의 레버쿠젠 이적, 토트넘 이적 과정 등 자세히 밝혀
손흥민 만 16세 당시 함부르크 정식 입단 시킨 장본인
孫의 레버쿠젠 이적, 토트넘 이적 과정 등 자세히 밝혀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선수다. EPL 득점왕, 3번의 10-10 등 전인미답의 엄청난 업적을 달성했다. 그런데 이러한 손흥민의 성장기와 뒷이야기를 누구보다 자세하게 다룬 책이 눈길을 끈다. CAA 스텔라 스포츠 코리아 장기영 대표가 쓴 ‘에이전트의 세계’다.
장 대표는 손흥민과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유소년 축구 유학 프로젝트가 시행되던 당시 만 16세의 손흥민을 독일로 유학시키며 함부르크에 정식 입단시킨 에이전트가 장 대표이기 때문이다. 당시 6기의 선발 과정에서 점수표는 1등 이강, 2등 김민혁, 3등 김태광 그리고 4등이 손흥민이었다. 그때의 손흥민은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은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중 손흥민의 발전 속도가 가장 빨랐고, 월 4000유로(약 530만원)에 함부르크에 정식 입단하게 된다.
그 뒤 승승장구하며 이적료 1000만 유로에 명문 레버쿠젠으로까지 이적 하게 된다. 함부르크 시절보다 3배 이상의 연봉을 받게 된 것이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2년 연속 두자릿수 골을 기록하며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2016년 로저 슈미트 감독과 마찰이 생겼고, 손흥민은 벤치에 앉는 날이 잦았다. 여기서 운명적인 토트넘과의 만남이 시작된다. 당시 손흥민에게 가장 근접한 접근한 구단은 '리버풀'이었다.
장 대표는 “리버풀이 단장이 나서는 등 가장 적극적이었다. 맨유는 소위 간을 보는 느낌이 강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리버풀행이 거의 확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포테티노 토트넘 감독의 간절함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토트넘으로 가는 과정도 힘들었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싸게 팔 생각이 없었고, 협상은 두 번이나 결렬됐다. 당시 부친 손웅정 감독은 레버쿠젠 루디 단장을 쫒아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태까지 있었다고 한다. 결국 진통 끝에 3000만 유로(단 200만 유로는 챔스 진출시에 지급)를 주는 대가로 이적이 확정됐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되팔아 무려 3배의 이적료를 챙기게 된 셈이다.
토트넘 생활 또한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족저근막염으로 6주 이상을 결장하게 됐고, 복귀 후에도 손흥민은 무려 8경기 연속으로 교체로 경기에 출장했다. 가장 큰 위기였다. 이윽고 참지 못한 손흥민은 이적을 추진하게 된다. 그때 협상을 진행한 팀이 38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약속한 독일 볼프스부르크였다. 하지만 레비 회장과 포체티노 감독이 거부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최후의 통첩으로 “무조건 3경기의 선발 출전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고, 손흥민은 그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3경기가 손흥민이 포체티노 휘하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된 계기라고 책은 서술하고 있다.
2015년 토트넘에 처음 이적 당시 손흥민의 연봉은 주급 9000만원, 챔스 진출시 보너스 7억5000만원, 경기출전수당 750만원, 초상권 7억5000만원. 하지만 정확히 2년 반 후 1억3500만원의 주급과 함께 사이닝 보너스로 15억원, 25경기를 출장하면 또 15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첫번째 재계약을 하게 됐다.(당시 케인의 주급은 3억원이었다).
손흥민 뿐만 아니다. 당시 ‘더 코리안 가이’ 황희찬의 에이전트이기도 했던 장 대표는 EPL의 에버튼이 아닌 RB 라이프치히로 황희찬이 이적하게 된 배경 또한 자세히 책에서 설명해놓았다.
당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미나미노(AS모나코)라는 이른바 '황홀미 트리오'가 있었다. 세 명은 오스트리아 리그를 폭격했고, 황희찬은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있으며 전용기까지 보내 적극적으로 황희찬을 원했던 라이프치히에 입단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다.
'에이전트의 세계'에는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유럽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특히, 유럽에서 어떤 선수를 원하는지, 어떤 형식으로 계약이 되는지, 어떤 선수가 소질이 있는 선수인지 등을 손흥민·황희찬 사례를 들어 다양하게 다룬다.
장 대표는 “유럽에서는 아시아 선수들 중 스피드가 있고 양 발을 모두 잘 쓰는 선수를 원한다. 양 발을 잘 써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는 냉정해야 한다. 나는 유럽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선천적 재능 30%, 후천적 노력 60%, 운 10%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축구 관계자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축구에 종사하는 유소년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볼만한 책"이라면서 "손흥민, 황희찬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도 재미 있지만, 유럽이 아시아 선수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나침반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