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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스마트폰 원조 맛집인 삼성전자가 올해 1·4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화웨이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폴더블폰 종주국은 한국임을 강조하던 삼성전자로서는 자존심에 상처가 갈 수 있는 대목이다.
23일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1·4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성장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에 등극했다. 화웨이가 책처럼 세로로 접는 폴드 형태의 폴더블폰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전체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한 것이다. 그 뒤를 삼성전자, 아너가 추격하는 형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지만 조개껍질처럼 가로로 접는 클림셸(조개껍데기) 형태의 플립폰 시장에서는 여전히 선두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보면 레노버 산하의 모토로라는 클램셸 모양의 폴더블폰 ‘레이저’ 시리즈로 연간 성장률이 무려 1260%에 달했다. 아너(+480%), 비보(+331%), 샤오미(+41%)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점유율이 줄어든 것은 삼성(-25%), 오포(-75%) 뿐이다. 또한 ZTE가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플립형 폴더블폰 ‘리베로 플립’을 일본 시장에 출시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폴더블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94%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소비자들이 플립형보다 폴드형을 선호하면서 폴드형폰이 전체 폴더블폰 시장의 확대를 이끌었다. 북미 폴더블폰 시장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커졌지만 중국과 달리 플립형 제품이 대세였다. 모토로라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으며 삼성전자가 2위, 원플러스가 3위를 기록했다.
물론 1·4분기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폴더블폰 비수기에 해당한다. 차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6·폴드6가 오는 7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갤럭시Z플립6·폴드6가 중국 제품 대비 초격차 기술을 선보일 지가 관건이다. 갤럭시Z플립6·폴드6는 새로운 UTG(Ultra Thin Glass)를 도입해 액정 내구성이 강화되고 카메라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 확대 등이 관측되지만 중국 제품보다 확실한 차별점으로 내세울 만한 부분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화웨이가 두 번 접는 형태의 트리폴드 스마트폰을 연내 선보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트리폴드 스마트폰은 패널 수가 2개에서 3개로 늘어나고 힌지(경첩)도 1세트에서 2세트로 늘어나는 등 기존 폴더블폰과 구조상 차이가 있다.
물론 삼성도 이미 트리폴드 스마트폰을 상용화할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시장 수요와 제품 가격, 부피, 무게 등을 따져봐야 해 삼성전자는 트리폴드 스마트폰을 건너뛰고 내년에 롤러블폰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과거보다 폼팩터, 스펙 개선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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