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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사각지대 놓인 ‘장기 자동차 카드 할부’...지난해에만 '3조5천억' DSR 비껴갔다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7 09:26

수정 2024.05.27 09:26

캐피탈·은행 상품과 달리 카드사 자동차 장기할부 DSR 미포함
차량 정체 [연합뉴스 자료사진]
차량 정체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이낸셜뉴스]신용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카드사 자동차 장기할부의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되지 않아 규제를 피해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할부금융사의 자동차할부 또는 은행 오토론 상품의 경우 대출로 분류돼 DSR 산정에 포함되는 구조다.

카드사 또한 '할부금융' 계정으로 취급한 내역은 DSR에 포함되나 대출 기간이 최장 60개월에 달해 사실상 장기 대출에 가까운 카드사 자동차 장기할부는 '부가 서비스'로 분류돼 DSR에 잡히지 않는다. 이에 자동차 구매자들은 DSR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자동차 카드 할부를 선호할 수밖에 없어 인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1년~2023년 8개 전업카드사 자동차할부 이용액 (DSR 미포함)
(년, 억원)
2021 2022 2023
롯데 9 4,031 6,607
비씨 1 1 4
삼성 16,921 16,565 5,035
신한 1,928 3,948 1,233
우리 909 1,606 2,118
하나 71 2,493 3,733
현대 10,559 15,316 15,879
KB국민 452 1,253 432
합계 30,850 45,213 35,041
(금융감독원, 김한규 의원실)


실제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2021년~2023년 연도별 할부서비스 이용액 중 자동차할부 이용액을 살펴보면, 지난해에만 3조5041억원의 이용액이 할부 계정에 잡혀 DSR 산정 범위를 비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카드의 지난해 자동차할부 이용액은 1조5879억원으로 8개 카드사 중 장기 자동차 카드 할부를 가장 많이 취급했으나, DSR에 포함되는 할부금융자산 잔액은 2021년부터 3개년 연속 0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카드는 2021년 1조559억원이었던 할부 이용액을 2년에 걸쳐 50%가량 늘렸다.

지난해 DSR에 잡히지 않는 자동차 할부 이용액이 6607억원으로 현대카드 다음으로 많았던 롯데카드 또한 할부금융자산 잔액은 1859억원에 그쳤으며, 내실경영 기조 영향으로 지난해 자동차 할부 이용액이 다소 줄었지만 2022년 기준 이용액이 1조6565억원으로 가장 많았던 삼성카드 역시 같은 기간 할부금융자산 잔액은 5113억원에 불과했다.

DSR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장기 자동차 카드 할부에 대해 '가계대출 규제의 구멍'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도 해당 사안을 눈여겨보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문제 제기가 된 상황이라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또한 해당 사안에 문제가 있어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장기 자동차 카드 할부의 DSR 미포함은) 실제 가계대출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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