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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발 수혜가 예상되는 관련 업종에 투자세가 몰리고 있다. 화장품 업종이 상승한 데 이어 방산 업종마저도 미국에 기댄 기업 가치 상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국내 방산업체들에 대한 투자세를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한국항공우주의 주식을 사들이는가 하면 이달 들어 LIG넥스원의 주식 2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최근 한 달간 703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순매수세가 몰리며 지난달 26일 장중 24만9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견인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 방산업체들의 미국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주요 품목으로는 LIG넥스원의 'K-LOGIR(비궁)', 한국항공우주의 T-50계열 훈련기 'TF-50N',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SMET(아리온스멧)'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DB금융투자 서재호 연구원은 "동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지역과는 다르게 미국으로의 수출은 1000조원 무기 시장으로의 접근이라는 점과 수출 경쟁력 확보 등 잠재 이익 측면에서 상당한 의의를 갖는다"고 판단했다.
비궁은 오는 7~8월에 예정된 환태평양 훈련(RIMPAC)에서 마지막 해외비교성능시험(FCT)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TF-50N은 올해 8~9월 미 해군의 훈련기 도입 사업(UJTS)의 정보제안요청(RFI)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의 아리온스멧은 지난해 12월 FCT 프로그램을 통과한 바 있으며, 2027년 2000여대의 무인차량 도입 사업인 'S-MET II'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지원도 방산 업종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국방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로 불리는 국방상호조달협정(RDP-A)을 통해 대미 수출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미국은 타국 무기를 도입할 때 미국산 부품이 원가 기준 55% 이하일 경우 수출원가에 50% 할증을 부과한다"라면서 "다만 RDP 협정을 맺으면 가격 패널티 적용을 받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일본, 호주 등 28개국과 RDP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해당 국가들의 RDP MOU 협정 전후의 방산부문 무역수지를 살펴보면 대미 수출액은 체결연도에 91.2% 증가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2016년부터 점진적으로 수주잔고가 증가해 2018년부터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2%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해외 수주 증가로 수출 비중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국내 방산의 마진율은 점진적으로 개선됐고, 향후 이익에 대한 기대치 역시 상향됐다.
하나증권 위경재 연구원은 "해외 방산 기업 대비 국내 방산 기업의 향후 이익 증가 폭이 큰 점을 감안할 때 국내 방산 멀티플(Multiple)이 적정 수준까지 회복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지는 않을 전망이다"라면서 "다만 큰 폭의 이익 성장에 기반한 주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유효하며, 장기적으로 적정 기업 가치로의 회귀 과정에서 주가 상승 폭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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