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문한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OCC). 마침 뉴욕~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기 기장과 OCC 직원이 소통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간 차 없이 직통으로 연결되는 덕에 비상상황 발생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해 보였다. 황윤찬 대한항공 종합통제본부 네트워크오퍼레이션그룹장은 “연료 부족, 난기류 등 이상 상황이 생기면 이곳에서 바로 체크해서 항공기에 알릴 수 있다”며 “사고 없이 안전한 비행을 유지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240명 전문가, 24시간 일하는 '지상의 조종실'
서울 강서 대한항공 본사에 위치한 OCC(약 1090㎡)는 11개 부서, 240여명이 3교대,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며 돌아가는 ‘지상의 조종실’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최신식 설비를 갖춘 OCC를 새롭게 열었다. 대한항공이 새 OCC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CC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맨 앞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이었다. 넓이는 18m, 높이는 1m를 훌쩍 넘는다. 대한항공은 OCC를 통해 김포·인천국제공항의 지상 상황과 항공기 운영 현황 등을 1초도 빠지지 않고 모니터링한다. 스크린 일부와 센터 중앙에는 전 세계 소식을 전하는 뉴스가 쉴 새 없이 나오고 있었다. 메인 화면에는 대한항공 항공기들의 항로와 연료, 탑재량, 비행 시간 등 여러 정보가 띄워져 있었다.
OCC에는 안전 관련 운항관리센터, 정비지원센터, 탑재관리센터, 고객서비스 네트워크 운영센터 등 4개 센터가 모여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존 다른 층에 있던 정비지원센터가 합류해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각 센터는 항공 운항 모니터링부터 비정상 상황 예측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황 그룹장은 “예를 들어 비행 중인 항공기 연료 부족이 예측되면, 그 즉시 근처 공항에 비상 착륙을 유도하는 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며 “현재 연료 양부터 비행기 고도까지 다양한 지표를 데이터화 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축구장 2개 크기 정비 격납고..."정시 운항률 99%의 비결"
대한항공은 이날 OCC 외에도 정비 격납고, 항공안전전략실, 객실훈련센터, 항공의료센터를 소개했다.
이 가운데 가장 웅장한 크기를 자랑한 것은 격납고다. 정비 격납고는 길이 180m, 폭 90m에 달하는 시설로 크기는 축구장 2개를 합친 규모다. 높이는 25m, 아파트 10층 높이다. 대한항공은 이곳에서 대형기 2대와 중·소형기 1대, 혹은 중·소형기 6~7대를 동시 수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사 보잉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 정시 운항률은 전 세계 항공사 평균 대비 최대 2%p 높다”며 “격납고에서 하는 철저한 정비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직접 실습하는 객실훈련센터도 방문했다. 지하 2층, 지상 2층에 연면적은 7695㎡에 달한다. 실제 상황을 가정해 보잉 747 등 항공기 동체 모형 시설도 갖췄으며 물에 빠진 상황을 연습하기 위해 수영장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본사 내부를 소개하며 무엇보다 ‘안전’을 강조했다. 마지막에 방문한 객실훈련센터 승무원들도 실제 항공기 사고가 난 것처럼 “머리 숙여, 짐 버려” 등을 연신 소리쳤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제일 안전한 운항, 안전한 정비를 위해서 전체의 80% 이상 직원들이 안전에 종사하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안전을 항상 최우선에 두고, 안전한 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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