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21대 국회, 간호법 제정 안하면 PA 시범사업 보이콧"

정부, 지난 2월부터 PA 관련 시범사업 시행중
전공이들 빈자리 PA 간호사들이 채우고 있어
간협 "21대 국회 임기 내 간호법안 제정 촉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5.23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21대 국회 종료 전 간호법 통과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간호사들이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간호법안을 제정하지 않으면 의료공백 사태 속에서 진행 중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간호협회는 23일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전국 간호사 2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부터 진료지원(PA) 간호사들이 검사와 치료·처치, 수술, 마취, 중환자 관리 등 실질적으로 의사 업무를 일부 대신할 수 있도록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며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복지부는 전공의의 업무를 대신할 PA 간호사의 법제화를 위해 지난 1일 국회 복지위 여야 간사단에 간호법 수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21대 국회의 임기는 이달 29일까지다.

간호협회는 임기가 임박한 21대 국회에서 여야 정치인들이 간호법안을 제정하겠다던 애초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간호사들에게 희생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간호협회는 “22대 국회가 열리고 의대 증원이 부른 의료 상황이 해소되면 간호사들은 또다시 범법자로 내몰리게 된다”면서 “간호와 관련 법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과중한 업무와 불법에 간호사들이 내몰리는 열악한 상황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거냐”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이어 의사협회에 대해서는 “의정갈등이라는 황당한 국면을 만들어놓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환자를 나 몰라라 팽개치고, 병원을 뛰쳐나간 스스로의 과오에 대해 왜 반성하지 않고는 국민들 건강을 더 잘 보살피고, ‘노인돌봄·간호사 처우개선’을 지향하는 간호법안에는 무조건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손혜숙 간호협회 제1부회장은 “의료법의 간호사 업무 중‘진료의 보조'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떤 업무를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모호한 ‘진료의 보조’로 의료현장의 간호사는 의료기관장으로부터 불명확한 업무를 무분별하게 지시받고 수행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간호협회는 오는 24일과 27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과 국회 앞에서도 간호법안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e-mail]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