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셀 인 메이' 연기금... 시총 최상위주 던지고, 새내기주 담았다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3 16:17

수정 2024.05.23 16:17

2024.4.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사진=뉴스1
2024.4.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연기금이 이달 들어 매도 행진을 펼치고 있다. 주식시장의 속설인 ‘셀인메이(Sell in May·5월엔 팔아라)'를 따르는 모습이다. 연기금은 반도체를 포함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코스피시장에서 983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이후 8거래일 연속으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2239억원, 1조2038억원을 순매수한 것과는 상반되는 흐름이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코스피시장에서 7030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으나 이달에 매도로 돌아섰다.

연기금은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있는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삼성전자(-5018억원)를 비롯해 SK하이닉스(-708억원), LG화학(-442억원), 기아(-431억원), 삼성물산(-417억원), 삼성SDI(-396억원) 등에 매도세가 몰렸다. 모두 시가총액 15위 안에 드는 대형주다.

반면 연기금은 새내기주를 사들였다. 이달 연기금이 제일 많이 산 종목은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매수 규모가 1703억원에 이른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8일 증시에 데뷔했다. 연기금은 또 지난 2월에 상장한 에이피알도 506억원어치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연기금이 목표수익률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 들어 대형주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이들의 비중을 줄이고, 중소형주 혹은 해외·대체투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달 삼성전자와 기아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1.03%, 2.12%에 그쳤고, LG화학과 삼성물산은 2.11%, 5.33% 내렸다.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은 SK하이닉스(14.81%)가 유일하다.

신영증권 최준원 연구원은 “순매도 상위 종목에 특별한 악재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연기금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일부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의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연기금의 입장이 '잃지 말자'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목표하던 수익률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주가 변동성이 높은 중소형주나 해외투자 혹은 대체투자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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