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고‧휘문고‧경기항공고 연이어 잡아내며 눈도장
이번 대회 최고 구속 151km까지
큰 신장의 좌완 파이어볼러
또 한 명의 1라운드 후보로 우뚝
이번 대회 최고 구속 151km까지
큰 신장의 좌완 파이어볼러
또 한 명의 1라운드 후보로 우뚝
전국대회는 항상 스타를 만들어낸다. 지난 명문고야구열전은 정우주와 정현우라는 특급 스타를 만들어냈다. 신세계이마트배는 김태형을 1라운드 후보군으로 만들었다.
이번 황금사자기도 마찬가지다. 또 한 명의 특급 선수가 1라운드 후보군으로 우뚝 서는 모양새다. 주인공은 비봉고 3학년 박정훈이다.
박정훈은 장안고에서 비봉고로 전학을 온 선수다. 이미 지난 겨울부터 전경일 감독이 애지중지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박정훈은 이번 황금사자기에 등판해서 13.1이닝 동안 단 1점의 자책점도 기록하지 않았다. 고작 4개의 피안타를 맞았고, 무려 16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특히, 지난 16강 휘문고전은 센세이셔널한 경기였다.
당시 박정훈은7이닝 동안 4개의 피안타에 4개의 사사구만을 허용하며 7이닝 1실점 무자책점으로 휘문고의 강타선을 버텨냈다. 5월 4일에는 유신고를 상대로 6.1이닝 동안 1실점 0자책점으로 호투하기도 했다. 구속도 엄청났다. 휘문고전 최고 구속은 151km에 달했다.
16강 경기항공고전도 마찬가지였다. 경기항공고전은 휘문고전보다는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최고 구속 147km에 좋은 변화구를 앞세워 6.1이닝동안 7개의 탈삼진을 뺏어냈다. 다만, 6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투구 수가 많았던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경기 후 만난 박정훈은 “5월 4일 유신고전때도 100개 이상의 공을 던졌고, 휘문고전때도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다보니까 회복할 시간이 다소 적었던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제구가 흔들린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박정훈은 슬라이더, 투심, 체인지업을 던진다. 그중에서도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주무기이고 투심은 향후 조금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구종이다.
사실, 박정훈은 이번 대회에서 좀 더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이미 지난 대회에서부터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신세계이마트배에서 150km의 스피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90cm의 좌완 투수로서 150km 이상의 스피드를 기록한다는 것은 한 해에 1~2명 나올까말까한 놀라운 재능이다. 그가 주목받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 박정훈은 3경기 연속으로 100개 이상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스테미너까지도 완벽하게 증명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1라운드 후보로 꼽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역시 그의 거친 투구폼. 박정훈은 “내 투구폼은 내가 가장 힘을 잘 쓸 수 있는 투구폼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프로에서는 최근 루키 선수들의 투구폼을 만지는 것은 거의 하지 않는다. 즉, 자신의 투구폼에서 프로수준에서의 제구력을 갖출 수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일단 거친 투구폼에서 제구력을 잡을 수 있으면 된다. 꼭 폼이 예뻐야할 필요는 없다. 다만, 거친 투구폼에서 제구가 잘 안된다면 이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정훈의 투구폼은 정형화된 투구폼은 아니다. 하지만 저 정도 구속과 변화구 구사 능력이라면 충분히 상위 지명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정훈은 비봉고가 결승에 올라가지 않으면 다시 황금사자기에는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그는 “나의 개인적인 목표는 청소년 대표팀에 뽑히는 것. 그리고 최대한 드래프트에서 높은 라운드를 받는 것”이라고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비봉고에서 사상 첫 1라운드 지명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