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채상병 특검 막더라도..추경호가 마주할 과제 수두룩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4 16:51

수정 2024.05.24 16:51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24 kjhpress@yna.co.kr (끝)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24 kjhpress@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로 예상되는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과 관련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표'를 기대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검 통과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한다. 찬성 의사를 밝힌 당내 인사 3명을 제외하고선 민주당에 동조할 낙선·낙천자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바람대로 표단속에 성공해 특검법이 폐기된다면 이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첫 성과가 된다.

그러나 채상병 특검법은 시작에 불과하다. 21대보다 야당 의석이 늘어난 22대 국회에서 당장 여당 원내대표로서 원 구성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민주당이 예고한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법'과 '검찰개혁법'은 정부·여당의 기조와 정면으로 맞서는 탓에 상임위 곳곳에서 충돌할 여지가 크다. 민주당이 재발의를 추진하는 각종 특검법도 뇌관이다.

'특검법 반대' 국민·당내 설득 총력

24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채상병 특검법 통과를 막기 위해 민주당의 총공세에 맞대응 전략을 펴고 있다.

특검법 통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특검법을 반대하는 이유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후폭풍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당력을 총결집해 신설한 독립 수사기구인 공수처를 이제는 못 믿겠다며 특검을 요구한 것 자체가 민주당의 자기 모순이자 법치를 무시하는 행태"라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채상병 특검법에는 여러 독소조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에게만 특별검사 추천 권한이 있고 수사 과정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알리도록 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이같은 논리를 들어 국민의힘은 당내 표 단속에 힘을 쏟고 있다. 추 신임 원내지도부뿐 아니라 윤재옥 전임 원내지도부도 나서 투트랙으로 의원들 설득에 나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탈표는 세 명 정도(로 본다)"며 "그 이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원들이 100% 출석을 해주셔야 해서 출석률이 오히려 관심사다"라고 밝혔다. 만약 여야 의원 모두가 투표한다면 17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판단이다.

오는 28일로 예상되는 본회의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외에도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전세사기 특별법과 양곡관리법,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표결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같은 법안들을 강행 처리하려는 목적이라면 본회의는 물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개회도 합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경우 21대 마지막 민생 법안 처리도 어려울 전망이라 여당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제22대 국회 여야 초선 당선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진행과 관련된 교육을 받고 있다. 2024.05.21. xconfin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제22대 국회 여야 초선 당선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진행과 관련된 교육을 받고 있다. 2024.05.21. xconfin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21대보다 불리한 조건..협상력 시험대

채상병 특검법이 폐기된다면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에 있어 국민의힘을 더욱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으로서도 상임위 18곳 중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해 11곳을 가져가겠다는 민주당의 고집을 꺾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와 운영위는 국회 관행상 각각 원내 제2당과 여당 몫이라고 주장한다. 당위적으로는 맞는 얘기지만 힘 겨루기 협상이 계속되면 소수여당으로선 현실적으로 내밀 수 있는 카드가 없다.

원 구성 협상이 풀리지 않는다면 당내에서 추 원내대표는 곤란한 입장이 된다. 특정 중진 의원들에게만 상임위원장 자리가 주어진다면 추 원내대표의 협상력과 배분 기준에 대해 불만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 원내대표는 추후 민주당이 22대에서 추진하는 법안들에 대해서도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고 표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율성보다는 단일대오를 강조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22대 상황이 21대보다 악화됐다는 점에서 원내지도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22대 범야권 의석수는 192석에 달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여당 내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온다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