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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22대에" 野 "21대에"… 연금개혁안 처리 놓고 '기싸움'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6 18:02

수정 2024.05.26 18:02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갈등
민주 "44%로 모수개혁 먼저 하자"
김진표 의장도 야당 손 들어줘
국힘 "구조개혁 전제해야 가능"
22대서 최우선 논의 역제안 나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21대 국회 회기 종료를 사흘을 남긴 가운데 여야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야당은 21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를 연일 압박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22대 국회에서 다시금 논의를 하자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여야 모두 공감은 하고 있지만 처리 시기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형국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의장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중 가장 난제라고 평가 받는 연금 개혁은 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모수 개혁에 대해서는 여야 이견이 많이 좁혀진 상황"이라며 "21대 국회에서 모수 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모수 개혁은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야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는 안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소득대체율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김 의장은 "21대 국회에서 보험료율 인상 개혁을 할 경우 2007년 이후 17년간 못 한 연금 개혁에 성공하는 특별한 역사적 의의가 있다"며 "보험료율을 어느 정도 인상해 놓아야 기초 연금 및 직역 연금 등 후속 구조 개혁을 위한 여건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의 이같은 제안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일단 모수 개혁안을 처리한 뒤 구조 개혁안은 22대 국회에서 통과시키자는 방침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전날 국민의힘이 절충안으로 제시한 소득대체율 44%를 수용해 국민연금 개혁안을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이 대표는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으니 불가피하게 민주당이 다 양보하겠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소득대체율은 (각각) 45%와 44%다. 단 1%포인트 차이 때문에 연금 개혁안을 무산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소득대체율 44%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통합 같은 구조 개혁 논의가 전제 돼야만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날 이 대표의 제안에 연금특위 여당 간사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즉시 "여당안은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라며 "3일 전 이 대표는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5%인 민주당 안을 윤석열 정부 안이라고 주장했다가 망신을 당하니 이번에는 구조개혁이 전제된 조건부 수치인 소득대체율 44%를 여당 안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은 여야정 협의체와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2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을 최우선적으로 논의하자고 역으로 제안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2대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체와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청년과 미래 세대를 포함한 국민적 공감을 얻어가며 정기국회 내에서 제안한다"며 "21대 국회 종료를 3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떨이하듯 졸속으로 처리하기엔 너무나 중요한 국정 과제"라고 지적했다.


야당의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 압박에 대통령실 역시 거절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를 22대 국회로 넘기자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21대 국회는 임기가 불과 3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대타협을 이루기에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며 "여야 간에 (보험료율·소득대체율 등) 수치에 대한 의견이 어느 정도 있으니 이를 토대로 22대 국회에서 충실히 논의해 연금개혁안을 추진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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