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北, 한일중 정상회의 앞둔 당일 "6월 4일 전에 위성발사" 日에 통보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7 08:29

수정 2024.05.28 03:43

서해와 필리핀 동쪽 3개 해역 위험구역 설정
지난해 정찰위성발사 때와 같은 지역 통보
北 한일중 정상회의 불만, 중국 압박 속내도
3국 정상회의서 규탄·북 비핵화 메시지 중요
[파이낸셜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1월 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다음 날인 2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1월 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다음 날인 2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27일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이날 새벽 일본 정부에 서해상 등을 향해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일본 교도통신과 공영방송 NHK 등은 일본 해상보안청의 발표를 인용해 북한이 이날부터 내달 4일 사이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하겠다며 그에 따른 해상 위험구역 3곳을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해 왔다고 보도했다.

■5월 27~6월 4일 0시, 서해상 등 3곳 위험구역 통보

통보된 위험구역은 북한 남서쪽 서해상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 등 총 3곳으로,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이다.

이에 따라 일본 해상보안청은 현지시간 이날 0시부터 내달 4일 0시까지 3개 해역에 항행경보를 내리며 해당 지역을 지나는 선박에 대해 낙하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앞서 우리 군은 "최근 북한 동창리 일대에서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로 추정되는 정황들이 식별되고 있어 한미 정보당국이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3차례 시도 끝에 11월 21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했다. 해당 위성은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정찰 등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올해 추가로 군사정찰위성 3개를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북한은 지난해 군사정찰위성 3차례 시도와 궤도에 올린 1호기 발사 때 모두 국제기구 절차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 및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상 한국과 북한이 속한 지역의 항행구역 조정국인 일본에 발사 예고기간을 통보한 바 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에서 탄도미사일과 인공위성을 발사해 일본 영역에 낙하하는 사태에 대비해 자위대 요격 미사일 부대 등을 전개하고 있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통보에 전화 협의를 하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발사는 어떤 목적으로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에 중단을 요구한다고 확인했다.

■정상회의 불만 표출, 대중 압박... 규탄·비핵화 메시지 보내야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이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는 당일에 일본에 군사위성 발사계획을 통보한 것은 타이밍 차원에서 그 전략적 대처가 중요하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북한이 자신의 혈맹인 중국의 총리가 한국까지 달려와 한중 양자회담과 한일중 정상회의를 하는 것데 대한 불만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더불어 일종의 견제를 통해 한중일 정상회의 후 공동성명에 북한에 불리한 내용이 담기지 않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적 속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의장국인 한국은 대북정책에 대한 단호한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며 "군사위성 발사는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기에 유엔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반 센터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규탄 성명이나 북한 비핵화 메시지가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담기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군사위성 발사를 공언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공동의 메시지가 담기지 않으면 북한의 전략적 노림수에 말려드는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1월 24일 김정은이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기여한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성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1월 24일 김정은이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기여한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성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北, 과거 위성발사체 시도 일지,북한은 2023년 11월 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다음 날인 22일 보도했다. 2차 발사에 실패한 지 3개월 만이다. 그래픽=뉴시스
北, 과거 위성발사체 시도 일지,북한은 2023년 11월 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다음 날인 22일 보도했다. 2차 발사에 실패한 지 3개월 만이다. 그래픽=뉴시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