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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20% 적금" 특판으로 전국고객 모으는 대구銀, 초반 마케팅에 건전성 관리는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9 05:00

수정 2024.05.29 09:48

6월5일 'iM뱅크' 사명 바꾸는 대구銀
고금리 예적금 특판으로 전국 고객들 확보 나서
앱 고도화 및 전국 거점점포 신설에도 비용 투자
대구은행 "자금조달 수단 충분, 건전성 문제 크지 않아"
당국에선 내부통제 6개월마다 점검 등 지속 모니터링
전환 2~3년 후 꾸준한 수익성 유지 관건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대구은행 제공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대구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DGB대구은행이 고금리 예적금으로 '전국구 고객' 확보에 나선 가운데 시중은행 전환 초반 투자·마케팅 비용으로 수익성 및 자본비율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전국구 은행으로 자리 잡기까지 핵심 지표 관리와 디지털 금융 역량 확보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을 인가한 금융당국에서는 6개월마다 내부통제 체계 등을 점검해 전환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최고 20% 적금 출시+앱 고도화...초반 마케팅·투자 집중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은 오는 6월 5일 'iM뱅크'로 사명을 변경하고 전국구 영업망을 갖춘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선언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기념해 대고객 감사제 'iM뱅크 Re-Born Festival'을 오는 8월말까지 실시한다.
연 3.70~4.15%의 예금 상품을 1조원 한도로 판매하고, 오는 6월 5일에는 최고 연 20%의 적금 상품을 출시한다. 가계대출의 경우 3200억원 한도 내 금리를 연 0.32% 감면할 계획이다. 고금리 예적금과 대출 금리인하로 전국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문제는 시중은행 전환 과정에서 들어가는 초반 비용으로 수익성 및 자본비율 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예적금 만기 도래시 원화 유동성 관리 등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라며 "당장 고객군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핵심지표들 관리가 숙제"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디지털 역량을 갖추기 위해 초반 투자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대구은행에서는 현재 외부 연구용역 등을 통해 앱 고도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 IT 전산 개발과 시스템 구축, 조직 및 인력 확충에도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대구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디지털 역량과 신용평가체계(CSS) 고도화를 통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포용금융을 기치로 하는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중소기업과 서민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대출 연체율이 올라 자산건전성 지표도 악화될 수 있다. 원주를 시작으로 강원, 호남과 제주 등으로 지역별 거점점포를 신설하는 것도 모두 비용이 드는 사안이다.

■대구銀 "우려할 정도 아냐"...당국, 건전성 정기점검
다만 대구은행에서는 핵심지표 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거점점포 확대의 경우 시차를 두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 건전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예적금 특판 상품 또한 은행채 발행 등 자금조달 수단이 충분히 있어 만기 시 조달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 20%의 적금 또한 만기시 유동성과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매일 납입하는 상품인 만큼 월 납입한도가 적고, 만기 또한 6개월 이내 단기 적금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은행 내부에서도 적금 만기와 납입한도 등을 두고 회의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대구은행 영업행위가 시중은행 전환 심사 시 제출했던 사업계획서와 다르지 않은지,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주기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심사과정에서 3년치 사업계획서를 살펴봤다. 과도하게 영업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확인을 했었다"라며 "개별 상품보다는 전반적인 건전성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국 관계자도 "자산 규모를 조금씩 늘려가겠다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자산 증가 속도가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체계에 대해서는 6개월마다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구은행 지점에서 불법 계좌개설 사고가 발생한 만큼 내부통제는 엄격하게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수익성 유지할 '미래 먹거리·영업전략'이 관건
업계에서는 출범 초기 2~3년 이후 수익성을 올리는 게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반 마케팅으로 고객들을 많이 모은 후에도 2% 초반 수준의 순이자마진(NIM)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전국구 은행이 되면 고객들의 평균 신용점수가 올라가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이렇게 되면 NIM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이 초반 비용을 딛고 흑자로 전환할 만한 '미래 먹거리'를 찾는 게 핵심이라는 것이다.


황병우 DGB금융 회장은 이날 “국내 최초 지방은행에서 32년 만의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하며 시중금융그룹으로서 날개를 펼치기 위한 전 계열사의 일체화된 브랜딩에 주력하고 있다”며 “향후 그룹 차원의 브랜드 전략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수도권의 iM 브랜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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