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올해는 꽃길 걷자…팹리스 반도체 수익 개선 '청신호'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8 18:17

수정 2024.05.29 07:13

제주반도체, 5G IoT 부문 회복 車 전장용 메모리 판매도 호조 1분기 매출 40%·영업익 71%↑
제주반도체 직원이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반도체 제공
제주반도체 직원이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제주반도체 제공
팹리스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들어 뚜렷한 실적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지나 올해 들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팹리스는 반도체 연구·개발(R&D)만을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가 대표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반도체는 올해 1·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300억원보다 40% 늘어난 42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억원에서 48억원으로 71% 증가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제주반도체는 국내외 대부분 팹리스 업체들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운영한다. 제주반도체는 △멀티칩패키지(MCP) △D램 △낸드플래시 응용제품 △C램 등 다양한 메모리반도체 라인업을 갖췄다. 국내외 거래처는 200곳 이상이며 수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제주반도체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 침체로 인해 주춤했던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올해 들어 회복하면서 MCP 등 메모리반도체 판매가 활발히 이뤄졌다"며 "5G IoT 부문뿐 아니라 자동차 전장용 메모리반도체 부문 실적 역시 꾸준히 늘어나면서 올해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운아나텍 역시 올해 1·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한 341억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억원, 순이익은 76억원이었다.

동운아나텍은 '손 떨림 방지(OIS)' 집적회로(IC) 등 반도체를 국내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각지에 활발히 수출한다. OIS IC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때 손 떨림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아울러 미세한 진동을 이용해 터치 여부를 확인하는 햅틱 IC는 현대차 '제네시스', '그랜저' 등에 이어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등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중이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한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인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며 "전년 동기에 중국 헤일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로부터 받은 기술 이전료 130억원을 반영한 영향으로 매출액이 늘었다면, 올해는 순수 영업 활동만으로 이를 뛰어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올해 2·4분기 이후 실적 개선을 노리는 기업들도 있다. 텔레칩스는 올해 1·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 동기 459억원과 비슷한 45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은 차세대 반도체 제품을 위한 R&D 투자와 지속적인 인재 영입, 해외 프로모션 확대 등에 따른 비용 증가로 감소했다"며 "반도체 제품군 다각화와 함께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올 2·4분기 이후 실적 개선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칩스는 현대차·기아 등에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을 활발히 공급한다. 아울러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프로세서 △인공지능(AI) 가속기 등 다양한 반도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팹리스업체들은 올해 연간으로도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5883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수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은 "반도체 시장이 올해 회복하는 추세"라며 "어느 정도 시기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팹리스 반도체 기업들 전반적으로 올해 연간으로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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