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최대 석유 기업 사우디아람코 주식 일부를 매각해 100억~20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이번 주 주식 매각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가 벌려 놓은 대규모 국책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현재 사막에 거대한 장벽 같은 도시를 짓는 네옴시티 건설, 국제적인 국적 항공사 출범 등 대형 국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 이후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사업들이다.
사우디는 연초 120억달러 채권을 발행했고, 외환보유액 가운데 수십억달러를 국부펀드로 이전하는 등 국책 사업 추진을 위한 자본 조달에 공을 들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결국 사우디 핵심 수입원인 아람코 지분 매각에 나섰다.
현재 아람코 내 사우디 정부 지분은 82%가 넘는다. 당초 뉴욕이나 런던 증시 상장을 추진하던 아람코는 결국 2019년 리야드 증시의 타다울증권거래소에 둥지를 튼 바 있다.
정부 지분 82% 외에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1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만 시장에 매각한 상태다.
아람코는 2019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294억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이번에 당시 IPO 규모에 버금가는 최대 200억달러 주식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주식 매각 규모는 국제 투자자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아람코는 지난 수 년 주식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다 이 달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자 마침내 주식 매각을 채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아람코 주식이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애초에 아람코 주식 매각 규모를 최대 500억달러까지 잡았다.
그러나 사우디 금융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그 정도의 대규모 주식 매각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규모로 주식을 내놓을 경우 아람코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아람코는 현재 시가총액이 약 1조9000억달러 수준이다.
2019년 IPO 당시 시총 1조7000억달러보다 2000억달러 늘었다.
또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희망했던 시총 2조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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