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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 욕먹어도 골프치던 MZ들…"너무 비싸요"

김주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9 09:55

수정 2024.05.29 09:55

골프웨어업계, 지난해 매출 하락세 전환
새내기 고객 이탈·브랜드 경쟁 심화 영향
/사진=한섬
/사진=한섬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골프웨어 시장 거품이 빠지는 모습이다. 비교적 고가의 스포츠 활동으로 분류되는 골프에 빠졌던 MZ들의 이탈이 가속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백화점 3사, 1분기 골프웨어 매출 두자릿수 감소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매출 1위 점포(롯데 잠실점, 신세계 강남점, 현대 판교점)의 올해 1~4월 골프웨어 부문 매출(올해 입점 브랜드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신세계 강남점은 골프웨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7% 줄었다. 지포어, PXG, 말본골프, 타이틀리스트 등 주요 브랜드가 부진한 판매 실적을 낸 여파다.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 중 던롭, 풋조이, 어메이징크리 등 3개 브랜드만 매출이 늘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들의 소비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20~40대 젊은 층, 여성 고객의 수요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크리스에프앤씨, 로저나인, 아쿠쉬네트코리아 등 주요 골프웨어 업체들의 실적도 하락세다.
파리게이츠, 핑, 세인트앤드류스 등 브랜드를 보유한 업계 매출 1위 크리스에프앤씨는 올해 1분기 매출 701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91.3% 줄었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영업이익은 작년에도 전년보다 40% 넘게 급감했다. PXG를 판매하는 로저나인과 타이틀리스트, 풋조이를 소유한 아쿠쉬네트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뒷걸음쳤다.

티셔츠 하나에 40만원.. "거품 빠지는 중"

업계는 골프웨어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을 넘어 이젠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비 시장이 위축된 데다가 MZ를 필두로 한 골프 새내기들이 빠져나가면서 골프웨어 시장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MZ세대 이탈의 원인으로는 지나치게 비싼 제품 가격이 꼽힌다. A브랜드의 경우 30만~40만원짜리 티셔츠와 바지에 10만원대 모자까지 갖추면 골프웨어로만 100만원 넘게 쓰게 된다.

골프 호황기였던 최근 수년간 골프웨어 브랜드가 대거 생겨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한몫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2022년 말 기준 200여 개다. 이 중 4분의 1인 50여 개는 2022년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니아층이 있는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골프웨어 시장이 정체·축소됨에 따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드마다 고급 소재나 특색 있는 디자인, 이색 컬래버레이션 등 차별화된 요소를 발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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