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기반조성법, 초안 마련됐다..올해 추진되나

2022년 7월 제시했던 통일기반조성법
작년 연구용역·의견수렴 거쳐 초안 마련
기본계획 수립·영향평가 도입 등 골자
22대 국회 가동 후 입법계획 논의 예정
광복절 통일방안 수정 발표 맞춰서
통일기반조성법 정부안 추진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집무실 책상위에 놓인 흰색 전화기(북한 직통 핫라인)를 가리키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북쪽에서 회선을 전부 차단하고 있고 대화 자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통일부가 가칭 ‘통일기반조성법’의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구체적인 입법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지만, 올해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수정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함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지난 29일 발표한 2024년도 남북관계발전시행계획에서 통일기반조성법 준비 현황만 전하고, 향후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기반조성법은 초안이 마련된 단계이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통일기반조성법은 연구용역과 의견수렴을 거친 끝에 내부적으로는 초안을 마련한 상태이다.

남북관계발전시행계획에 따르면 통일기반조성법 준비 작업은 지난해 4~7월 연구용역이 진행됐고, 8~12월 각계각층 의견 취합도 마쳤다. 이를 토대로 초안까지 만들어두고 법안 성안 작업 여건을 조성한 것이다.

다만 남북관계발전시행계획에는 향후 통일기반조성법 입법계획은 담기지 않았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기반 마련을 위한 법제 정비를 추진하겠다고만 밝혔다. 이에 통일부는 초안은 마련됐지만 최종적인 법안 성안 작업과 입법계획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는 부연설명을 전했다. 22대 국회가 본격 가동된 뒤에 구체적인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통일기반조성법은 윤석열 정부 초기인 지난 2022년 7월 권영세 당시 통일부 장관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처음 계획이 제시됐다. 첫 가칭은 ‘평화통일기반조성 기본법’으로 통일기반조성기본계획 수립과 통일관계장관회의 개최, 통일영향평가제도 도입, 통일준비인력 양성 등이 골자이다.

그러다 같은 해 11월 발간된 ‘담대한 구상’ 설명자료에는 가칭이 ‘평화통일기반조성법’으로 바뀌었다. 담대한 구상은 윤 대통령이 북한에 제안한 조건부 지원책으로, 통일기반조성법은 이를 추진키 위한 법적 기반이기도 하다. 이후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에는 통일기반조성법이라는 이름으로 주요과제 중 하나로 포함됐고, 지난해 연구용역과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초안이 만들어진 것이다.

통일기반조성법은 아직 성안 작업을 착수하지도 못한 터라 올해 안에 추진될지 미지수라는 게 통일부의 전언이지만, 새 통일담론 발표와 함께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방안 수정과 통일기반조성법 제정 모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이라는 헌법가치를 반영한 통일 준비가 목적이라서다.

새 통일담론은 30주년을 맞은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수정안을 마련해 발표하는 형식이 될 공산이 크다. 올 8월 15일 광복절 즈음에 수정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때문에 통일기반조성법 정부안도 이와 비슷한 시기에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