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1인당 라면 소비 최대 韓… 할랄·불닭·키즈 트렌드 이끈다[K-라면, 세계 정복에 나서다]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29 17:52

수정 2024.05.29 18:05

(8) <끝> 빅3, 글로벌 메뉴로 세계화
농심 美법인 올해 라틴시장 공략
삼양 현지 맞춤 불닭브랜드 확대
오뚜기 베트남서 할랄제품 준비
팔도·풀무원·하림은 내수에 주력
팔도'비빔면' 풀무원 '건면' 집중
하림 어린이라면 '푸디버디'인기
네덜란드 버스 정류장의 신라면 광고 농심 제공
네덜란드 버스 정류장의 신라면 광고 농심 제공
세계 인스턴트 라면 협회(WINA)에 따르면 1인당 라면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베트남이다. 2022년 기준 베트남 국민은 1인당 총 86개의 라면을 소비했고 2위인 한국은 77개를 소비했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헛점이 있다. 베트남의 봉지 라면 평균 중량은 75g 내외, 한국은 120g이다. 한국인은 1인당 약 9.2kg, 베트남인은 6.5kg으로 한국인이 1년에 3kg 정도 라면을 더 먹는다.
명실상부 우리나라는 1인당 라면 최대 소비국이며 세계 라면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가다.

■농심·삼양·오뚜기 빅3 해외영토 확장

우리나라 라면 업계 빅3인 농심, 삼양, 오뚜기의 미래 전략은 K-라면의 해외 영토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환갑을 맞은 K라면은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 라면 수출액은 9억5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4.4% 증가했다.

농심은 라면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수출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평택(포승공장), 부산(녹산공장) 등 기존에 확보되어 있는 부지에 수출 라면 전용 공장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에는 추후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농심 미국법인은 올해 라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라틴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을 구현한 신제품으로 라틴 소비자 비중이 높은 텍사스, 캘리포니아 지역을 공략하고, 해당 성과를 토대로 1억3000만 인구의 멕시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농심은 작년 11월 태국에서 출시한 '신라면 �c얌'과 같이 해외 각국의 소비자 기호를 고려한 라인업 확장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지위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오뚜기도 세계인구의 24%를 차지하는 이슬람을 대상으로 하는 할랄 시장 공략 등 세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 베트남 공장에서 할랄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할랄 인구는 19억명에 시장규모가 2조 달러 정도로 전체 식품 시장의 2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국가 맞춤형 전략도 추진 중이다. 해외 법인을 통한 현지 시장 확대를 목표로 미국, 베트남, 오세아니아는 물론 미개척 지역인 유럽 및 중동에 한국식 특성 제품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필두로 K-라면의 세계 정복에 가장 적극적이다. 불닭브랜드는 현재 10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법인 영업 강화와 수출국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해외사업부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현지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유통망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중동, 유럽 등 신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수출 전용 브랜드도 적극 육성한다. '하바네로불닭볶음면'(미주), '야키소바불닭볶음면'(아시아) 등 불닭브랜드의 현지 맞춤형 제품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수출 전용 브랜드를 확대할 예정이다.

■팔도·풀무원·하림 집토끼부터

팔도비빔면, 틈새라면, 왕뚜껑, 도시락 등 히트 상품을 보유한 팔도는 활발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주력 브랜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이종업계 간 협력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팔도비빔면의 경우 올 여름을 앞두고 베테랑 연기자 서권순과 범죄도시3 '초롱이' 캐릭터를 연기한 고규필을 앞세운 광고를 론칭했다. 팔도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최근 신규 브랜드 '마라왕'을 론칭하며 새 브랜드를 통한 해외 공략도 진행 중이다. 마라왕 비빔면을 필두로 향후 국물라면, 볶음면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글로벌 메뉴 레시피로 제품 개발 및 한정판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건면을 최초로 소개하고 건면라면 브랜드, 비건 라면 브랜드를 론칭한 풀무원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다른 회사들이 대형 모델을 쓰고 마케팅에 큰 비용을 쓰는 것과 달리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기술개발, 로스팅 스프와 면 제조 기술에 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라면 구매를 할 때 떠올리는 우선 순위에 풀무원 라면이 반드시 들어가는 히트 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림도 '이정재 라면'으로 알려진 더미식 장인라면의 국내 시장 정착이 우선 과제다.
더미식 장인라면, 비빔면 등 라면 제품은 물론 사천자장면, 유니자장면, 육개장칼국수 등과 같은 상온 밀키트 제품으로도 면류를 확장해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미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 라면 시장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하면서 선보인 국내 첫 어린이 국물라면 '빨강라면'과 '하양라면'은 출시 4개월 만에 제품 판매량 700만 개를 돌파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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