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안개 속까지 들여다 보는 센서 소재를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30 10:39

수정 2024.05.30 10:39

표준과학연구원, 초고감도 단파장 적외선 센서용 반도체 소재 개발
해외 수입 쉽지 않아 기술 확보 필요한 국가 전략물자
자율주행 차량 카메라, 스마트 IoT 센서 등 첨단산업 분야 활용
표준과학연구원 이상준 책임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단파장 적외선 광센서. 사진은 실제 제작된 다양한 면적의 인듐-비소-포스파이드 검출 소자와 냉각 모듈과 함께 진공 포장된 SWIR 센서.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표준과학연구원 이상준 책임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단파장 적외선 광센서. 사진은 실제 제작된 다양한 면적의 인듐-비소-포스파이드 검출 소자와 냉각 모듈과 함께 진공 포장된 SWIR 센서.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반도체디스플레이측정그룹 이상준 박사팀이 초고감도 단파장 적외선(SWIR) 센서에 들어가는 화합물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

이상준 박사는 30일 "이번 개발한 소재는 즉시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전투기용 레이더, 의약품 결함 검사,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정 등 미래산업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합물 반도체 소재는 국가 전략물자로 해외 수입이 쉽지 않아 독자적인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단파장 적외선(SWIR)은 연기, 안개 등을 잘 투과하고 물체가 가진 고유의 빛 스펙트럼을 탐지할 수 있어 자율주행 차량 카메라, 스마트 IoT 센서 등 첨단산업 분야의 눈으로 쓰인다.

현재 SWIR에 가장 흔히 쓰이는 화합물 반도체 소재는 인듐-포스파이드(InP) 기판 위에 인듐-갈륨-아세나이드(InGaAs)를 광 흡수층으로 증착시킨 인듐-갈륨-아세나이드 소재다.
하지만 인듐-갈륨-아세나이드 소재는 제작 공정에서 발생하는 격자 불일치와 자체 물성의 한계로 인해 일정 성능 이상의 SWIR 센서를 제작하기엔 어렵다.

표준과학연구원 이상준 책임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메타모픽 구조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표준과학연구원 이상준 책임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메타모픽 구조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인듐-포스파이드(InP) 기판 위에 인듐-비소-포스파이드(InAsP)를 광 흡수층으로 성장시킨 인듐-비소-포스파이드 소재를 새롭게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인듐-비소-포스파이드 소재보다 상온에서 신호 대비 잡음이 낮아 신뢰도가 높고, 성능 저하 없이 광검출 가능한 대역도 1.7㎛에서 2.8㎛까지 넓어졌다.

이 기술의 핵심은 격자 불일치를 완화하는 메타모픽(격자이완층)을 제작해 도입한 것이다. 연구진은 기판과 광 흡수층 사이에 As와 P의 비율을 단계적으로 조성한 메타모픽 구조를 삽입하였다.
이는 물성과 격자 크기가 다른 두 박막이 직접 충돌하지 않도록 완충 역할을 한다. 그 결과, 격자 변형을 크게 완화해 높은 품질은 유지하면서 밴드갭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신소재를 만들수 있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화합물 반도체 소재를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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