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랭클린템플턴 크리스토퍼 젠슨 부사장
[파이낸셜뉴스] "한국 금융당국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지 수개월 밖에 안 됐지만 거의 모든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SEC는 장기적으로 디지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의 미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크리스토퍼 젠슨 부사장이 한국의 금융당국자들에 건네는 조언이다. 잰슨 부자사장은 30일 "블록체인은 결제시스템 등 인류의 혁신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현물 ETF도 가상자산의 투명성과 유동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자산 현물 ETF? "자연스러운 일"
75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랭클린템플턴은 150개 이상의 국가에 투자자를 보유하고, 1조6000억달러(약 2207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자산관리 선두기업이다.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구축하고 투자하는 플랫폼 '프랭클린템플턴 디지털애셋'도 소유하고 있다. 기술팀은 실제 자산을 블록체인에 가져오는 토큰화 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했다.
전통 금융상품인 ETF와 비트코인와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의 만남은 프랭클린템플텐에 당연한 일이었다고 젠슨 부사장은 말한다. 그는 "전통적인 ETF 비즈니스와 혁신적인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갖고 있는 프랭클린템플턴에 가상자산 ETF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며 "투자하는 회사 입장에서 현물 ETF는 디지털자산에 접근하는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운용하고 있고, 미국 SEC로부터 이더리움 현물 ETF도 사실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가상자산 현물 ETF는 전통 금융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젠슨 부사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접근성 증가'와 '리스크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조치"라며 "투자자들은 이제 주식과 채권과 함께 전통적인 ETF 포장 내에서 디지털 자산 노출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은 수익 증대 및 포트폴리오 분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물 ETF는 디지털 자산이 다양한 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비트코인 현물 ETF도 승인하지 않은 한국의 금융당국에, 젠슨 부사장은 "SEC의 선례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가격과 선물가격 간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제시하며 SEC를 설득했다"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같은 규제된 거래소와의 포괄적인 감시 공유 협정, 비트코인 ETF에 대한 완전한 공시 요구사항 등이 포함됐다. 결국 법적 의무, 시장의 무결성, 투자자 보호 간의 균형을 맞추면서 ETF가 통과된 것"이라고 승인 배경을 소개했다.
■"코인 ETF에, 블록체인 벤처펀드도"
프랭클린템플턴에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시스템을 혁신하는 도구다. 다만, 기술혁신이 당장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젠슨 부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물리적 세계와 맞닿아 있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용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사람들은 이제 전 세계 어디로든 1초 이내에 1센트 이하의 비용으로 돈을 보낼 수 있다"며 "우리가 기대하는 다른 분야는 실물 자산의 토큰화(RWA),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의 교차점, 게임 등이 있다"고 전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앞으로도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혁신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젠슨 부사장은 "우리는 역사적으로 규제 환경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며 "디지털자산 상품군은 현물 ETF뿐만 아니라 토큰으로 구성된 개별 관리 계정, 블록체인 벤처 펀드도 포함한다. 우리는 이 분야에서 혁신에 가장 가까이 있다"고 강조했다.
젠슨 부사장은 다음달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리는 '토크노미 코리아 2024'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그는 "디지털자산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촉매제로서 '현물 ETF'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가치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그 투자 메리트와 주요 위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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