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있어 치료감호 요청했으나
검찰이 신청하지 않아 2심까지 이어져
"재판부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파이낸셜뉴스] 서울지하철 2호선에서 맥가이버칼을 쥔 손으로 승객 2명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무죄를 주장했다. 다만 그의 변호인은 정신질환 병력을 들어 치료감호 청구를 요청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부(임민성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홍모씨(51)에 대해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1심에서 홍씨는 심신미약 감경이 이뤄져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검찰과 홍씨 모두 '법리 오인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홍씨는 무죄를 주장했으나 검찰은 원심 구형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홍씨는 이날 자신이 '국제금융통신감시연합 IFI'의 의장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2023년 3월부터 한달간 충남 공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됐다",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직계 보호자인 어머니 동의 없이 됐다" 등으로 말하며 횡설수설했다.
홍씨는 미분화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2019년 1월 이후부터 범행 당시까지 치료를 중단한 상태였다. 살인미수 전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 측 법률대리인은 홍씨의 정신질환을 들어 치료감호 신청을 요청했다. 홍씨 측은 "피고인은 자기의 병력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타인을 상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절차상 검사의 치료감호 청구가 있어야 한다며 별개로 재판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재판부는 "재판부에서 할 수 있는 건 없고 아마 검사가 해야 할 텐데"라며 "지금 상황에선 독립해서 치료감호사건을 청구해서 1심에서 (따로 치료감호사건 재판을 진행)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홍씨는 지난해 8월 19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접이식 다용도 공구(맥가이버칼)를 든 채 주먹을 휘둘러 A씨(28)와 대만 국적의 남성 B씨(29) 등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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