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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오물풍선, 北 수준 자백..최근 도발 좌시 안해”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31 18:24

수정 2024.05.31 18:24

오물풍선·GPS교란·미사일 도발에
尹정부 "엄중히 경고" 공식입장 내
"안 멈추면 감내키 힘든 조치 취할 것"
위성 실패로 깎인 체면 살리려는 의도
김정은 기술진 질책 아닌 격려해 방증
SRBM 무더기 발사, 오물풍선 수습용
29일 충남에서 발견된 대남 전단과 오물 등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풍선. 사진=합동참모본부
29일 충남에서 발견된 대남 전단과 오물 등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풍선. 사진=합동참모본부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는 31일 북한이 최근 오물풍선 살포와 GPS 신호 교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무더기 발사 등 일련의 도발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경고했다.

정부는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도발행위를 지속하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일련의 도발은 북한 정권의 실체와 수준을 스스로 전 세계에 자백한 것”이라며 “멈추지 않는다면 북한이 감내키 힘든 모든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북한 체제 내부의 난맥상과 정책실패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려는 술책으로 결코 북한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은 무모하고 헛된 도발 대신 전체주의 억압통치 아래서 도탄에 빠져 고통받는 2600만 주민들의 삶을 먼저 보살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의 최근 도발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북한은 27일 한일중 정상회의 직후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시도했지만 1단 엔진 폭발로 실패했다. 온전한 위성 발사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인데, 북한은 이를 만회하려는 듯 29일 분뇨와 대남전단 등을 담은 오물풍선 수백여개를 남측으로 살포하는 동시에 GPS 전파를 교란하는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별다른 동요를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수준 낮은 행태로 규정했으며,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나서 “북한 주민들이 알면 얼마나 창피해할까”라며 비꼬아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북한은 30일 SRBM 10여발 발사를 감행했다. 수발 발사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10발 넘게 쏘아 올려 주목을 끌었다.

일련의 북한 도발을 두고 정부 일각, 또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행위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정황 근거로 제시되는 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위성 발사 기술진들을 질책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했다는 점이다. 한일중 정상회의 시기에 맞추려 위성 발사를 무리하게 서둘렀고, 김 위원장이 이를 감안해 발사 실패 책임을 묻기보다 사기를 높이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또 SRBM 도발은 오물풍선으로 깎인 위상을 만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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