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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업튀' 작가 "김혜윤 연기 보고 눈물 나…글의 무게 느낀 작품" [N인터뷰]③

뉴스1

입력 2024.06.01 08:02

수정 2024.06.01 08:02

이시은 작가/티빙 제공
이시은 작가/티빙 제공


(왼쪽부터) 이시은 작가, 윤종호 PD, 김태엽 PD/티빙 제공
(왼쪽부터) 이시은 작가, 윤종호 PD, 김태엽 PD/티빙 제공


윤종호 PD/티빙 제공
윤종호 PD/티빙 제공


김태엽 PD/티빙 제공
김태엽 PD/티빙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연출 윤종호, 김태엽)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 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다. 청춘의 싱그러움이 담긴 하이틴 장르에 8090세대의 추억을 자극하는 소재, 미래를 넘나드는 쌍방 구원 서사를 더한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덕분에 마지막회(16회) 시청률은 5.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타깃층인 2049 남녀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평균 3.9%로 전 회차 8주 연속 전 채널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또한 '선재 업고 튀어'는 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플랫폼 펀덱스(FUNdex) 5월 4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 4주 연속 1위, 세계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 IMDb 평점 9.1점 등 호성적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입증했다.

이 같은 작품의 흥행 뒤에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애쓴 제작진이 있었다.
이시은 작가는 3년 동안 '선재 업고 튀어'라는 다채로운 세계를 만들었고, 윤종호 PD와 김태엽 PD는 섬세한 연출로 이 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또 하나의 좋은 드라마가 시청자와 만날 수 있었다.

이에 뉴스1은 5월 31일 윤 PD와 김 PD, 이 작가를 만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N인터뷰】②에 이어>

-극 중 솔이 할머니 역할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마지막에 시계를 던지는 장면도 인상적이었고.

▶(이시은) 이 드라마가 판타지이지 않나, 할머니는 판타지물에서만 등장할 수 있는 '전지적 작가 시점'의 역할을 한다. 작품에서 내가 말을 할 수 없지만 도와주고 싶을 때, 할머니를 빌어서 도와주는 거다. 두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면서도 안타까우니까 다독여주고 싶은 마음을 할머니에게 투영했다. 이 역할에 대해 다양하게 해석해 주시는데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싶진 않다. 할머니가 마지막에 시계를 던지고 그 숫자가 0으로 표기된 건 '더 이상 타임슬립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주고파 넣은 부분이다. 이제 시계가 필요 없다는 의미로 던진 거다. 할머니가 작품 속에서 나의 대변인이었다.(웃음)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을 듯한데.

▶(윤종호) 배우들이 힘들면 우리도 속상했다. 첫 회에 시계가 호숫가에 떨어져 솔이가 기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가 영하 10도였다. 따뜻할 때 찍으면 좋은데 날씨 운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배우가 없는 상황에서 찍을 수 있는 건 다 찍어놓고 촬영 시간을 최소화하는 거였다. 그 후 혜윤이와 리허설을 하는데, 호숫가에 들어가자마자 창백해져서 아무 연기를 못하더라. 일단 나오라고 하고 재정비 후에 다시 촬영하는데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도 연기를 잘해주고 장면이 잘 나와서 고마움이 너무 컸다.

▶(이시은) 내가 왜 물에 들어가는 장면을 썼을까 후회했다. 날이 추운데… 촬영이 끝나고 보니까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그리고 고마웠다. 배우들을 사랑할수록 고생하는 걸 보면 미안하다. 글의 무게를 느낀 작품이다.

-두 주인공의 운명이 돌고 도니까 '해피엔딩이 아니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시은) 그런 분들이 많아 신기했다. 로코의 공식은 해피엔딩 아닌가!(웃음) 왜 불안해하시지 싶었다. 처음부터 벚꽃 프러포즈 신을 생각하고 시작했고, 다른 엔딩은 없었다. 그 후 이 친구들이 정말 행복했으면 하는 느낌을 줬으면 했는데, 감독님이 그 부분을 살려서 행복한 결말을 만들어주셨다.

-극에서 선재가 솔이에게 선물한 목걸이가 지나치게 투박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윤종호) 공식 사과드린다. 모든 게 다 완벽할 순 없다. '옥의 티'가 있어야 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일동 웃음) 사실 목걸이 시안을 받고 작가님과 상의해 이니셜 목걸이를 하기로 했다. 솔직히 시안은 예뻤다. 그런데 목걸이 장식이 그렇게 클 줄 몰랐다. 하지만 후반부라 다시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어쩔 수 없다'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촬영했는데, 이렇게 이슈가 될 줄 몰랐다. 사람들이 군번줄인 줄 알았다고 하고, 몇몇 분들은 선재가 처음 연애를 해봐서 캐릭터에게 맞는 목걸이를 고른 것 같다고 해주시더라.(웃음)

▶(김태엽) 수영밖에 몰랐던 19세 운동선수의 디테일을 표현한 '갓종호'의 장치가 아닌가.

▶(윤종호) 사과드린다.(일동 웃음)

-드라마 메이킹 영상을 보면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더라. 감독님들이 배우들을 거의 자식 보는 눈빛으로 보시고.(웃음)

▶(김태엽) 진짜 엄마, 아빠의 마음이었다. 사실 모든 관계는 쌍방이다. 우리 배우들이 연기도 훌륭하지만, 인간적으로도 너무 사랑스럽다. 그런 면에서 참 운이 좋았다. 이 배우들과 작업을 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애정이 깊어졌다. 배우들의 훌륭한 인성이 현장 분위기를 더 좋게 하지 않았나 한다.

▶(윤종호) 메이킹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감독들의 성향이 다르다. 현장에선 내가 아빠, 김태엽 감독이 엄마였다. 내가 강하게 밀어붙이면 김 감독이 잘 풀어주고. 그러면서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이 됐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배우들의 서사를 들으면서 더 잘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다. 메이킹 영상 조회수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작품은 처음이었다.
단체 관람 현장에 갔는데 너무 많이 알아봐 주셔서 놀랐다. '이런 게 연예인의 삶인가' 싶더라.(웃음) 이런 '인생작'을 경험해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감사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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