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옆집 여자와 바람 난 남편..되레 아내 탓하며 "섹스리스라서 잘 못 없다" 당당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02 11:42

수정 2024.06.02 11:4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옆집 여자와 바람이 난 남편이 "우리부부는 섹스리스였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일 이혼전문 양소영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양담소'에 사연을 올린 A씨는 "섹스리스면 바람을 피우는 게 당연한 건가요?"라는 질문을 했다.

A씨는 "결혼 3년 만에 첫 아이를 낳았는데, 난산으로 낳다 보니 이후 남편과의 성관계를 하고 싶지 않았다"라며 "그렇게까지 큰 문제라고 생각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아이 클 때까지 주택담보대출 받은 거 갚자면서 먹고 싶은 거 안 먹고, 하고 싶은 거 참아가면서 열심히 일했다고 했다. 이어 "친정 엄마 한 번 뵈러 가지도 못하고 일만 하다가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세상에 홀로 된 것처럼 우울함이 몰려왔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 옆집이 이사를 왔는데요. 옆집도 우리 아이 또래의 아이가 있었다"라며 "아이들을 같은 어린이집에 보내다 보니 옆집 가족과 가깝게 지냈다. 두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가기도 하고 바쁜 일이 있을 땐 서로 아이도 돌봐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A씨의 남편은 옆집 여자와 바람이 났다고 한다. A씨는 "저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다가 3년이나 지나서 알게 됐다"라며 "회사 창사기념일이라 일찍 퇴근했는데, 옆집 여자가 속옷 차림으로 우리 집에 있었다. 회사에 육아에 정신없어 회사에서 일찍 올 수도 있다는 걸 남편한테 말하지 않았는데, 내가 집에 없을 때 둘이서 이런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분노했다.

A씨는 "더 화가 나는 건, 남편의 행동이다"라며 "십년을 부부로 지내왔는데 마지막 예의라곤 전혀 없었다. 오히려 시댁과 주변 친구들에게도 '아내가 섹스리스라서 바람을 피웠다'며 본인이 더 힘들었다고 말을 하고 다닌다"고 억울해했다.

끝으로 A씨는 "부부가 섹스리스면 바람을 피우는 게 당연한 건가요? 제 잘못이 더 큰 건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이에 양소영 변호사는 "부부관계가 일정기간 없었다는 사유만으로는 혼인 생활이 파탄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부정행위는 민법 제840조가 정하는 명백한 혼인파탄 사유에 해당한다. 부부 간에는 상호 애정과 신뢰로써 상대방을 이해하며 보호하여 혼인 생활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아내가 육아는 물론 대출을 갚느라 바쁘게 지내던 중, 친정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면서 우울감이 찾아왔는데. 남편의 모습은 아내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함께 노력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섹스리스 또한 아내의 일방적인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더욱이 부정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섹스리스 부부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섹스 테라피스트 스티븐 스나이더는 "1년에 4차례 이하의 성관계를 갖는다면 '섹스리스'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UCLA 의대 정신과 교수인 킴벌리 앤더슨은 연간 25차례 미만의 성관계를 갖는다면 '성관계가 적은' 부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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