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가 획일화된 매장 운영을 벗어나 이색 매장을 선보이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치킨에 맥주'라는 기존 문법을 깨고 치킨과 하이볼을 함께 판매하거나 보쌈과 함께 콜키지(손님이 가져온 주류를 식당에서 먹는 것) 프리로 와인을 먹기도 한다. 또 수십년 된 꼬치 프랜차이즈는 미술 작가와 협업한 이색 매장을 선보이며 젊은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2일 프랜차이즈 업계 등에 따르면 치킨·버거 브랜드 KFC는 아메리칸 버번 위스키로 유명한 '에반 월리엄스'의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켄터키 버번 하이볼 2종’을 KFC 압구정로데오점에 한정 메뉴로 출시했다. 압구정 매장은 버거, 치킨과 함께 주류를 즐길 수 있는 '버거펍' 형태의 유일한 매장이다. 기존 패스트푸드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주류와 함께 KFC 메뉴들을 즐기면서 소비자들에게 이색적인 맛과 경험을 선보일 수 있다. 해당 매장은 전 세계 KFC 매장 중 처음으로 콜키지 프리를 도입했다. 술의 종류와 수량에 상관없이 별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KFC 메뉴들과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원할머니 보쌈족발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논현직영점)에서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와인, 위스키, 하이볼 등 고객 취향에 맞는 주류를 부담 없이 가져와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작년 9월부터는 해당 매장에서 샴페인,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등 9종의 판매를 진행했다. bhc그룹이 운영하는 한우 전문 브랜드 '창고43'도 지난 2022년 말부터 전국 매장에서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샴페인·위스키·증류식 소주 등 반입 가능한 수량 제한이 없다. 다만 매장별로 취급하는 주류 이외의 술만 가져올 수 있다.
콜키지 프리 매장의 경우 수익률이 높은 주류 판매 수익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더 많은 고객을 유입하는 효과가 있다. 더불어 콜키지 프리 정책과 함께 주류를 동시에 판매해 주류 매출도 일부 보존할 수 있다.
꼬치 브랜드로 유명한 투다리는 2030세대와 소통하고 고객층 확장을 위해 이사라 작가와 협업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이사라 작가는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종이 인형과 애니메이션에 영감을 받아 사랑스럽고 감성적인 캐릭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순정만화 풍의 소녀 캐릭터 등 MZ 세대에게 사랑받는 작가와 협업한 매장, 굿즈 등을 선보여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는 전략이다.
투다리 관계자는 "올해 창립 38주년을 맞아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외식 환경에 대응하고자 노후 가맹점 리뉴얼 사업과 MZ세대들이 찾는 외식 공간으로 변화를 도모 하고 있다"며 "과거 매장은 칸막이가 처진 폐쇄형 인테리어였다면 최근에는 오픈형 매장으로 바꿔 주류는 물론 젊은층, 가족 고객이 식사와 요리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소득 직장인이 많은 서울 강남역 인근에도 콜키지 매장이 여럿 운영중이다. 청간막국수의 경우 점심에는 막국수 등 식사를 판매하지만 저녁에는 외부 주류 반입도 가능하다. 콜키지 비용을 지불하면 와인을 마실 수도 있고 현장에서 하이볼 등을 제조해 판매하기도 한다. 양식을 판매하는 먼데이블루스 역시 매장이 보유한 와인리스트 외에도 손님이 외부 와인을 가져와 별도 비용없이 마실 수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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