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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2%대에도 "갈수록 못살겠다" 실질임금 감소로 살림살이는 팍팍 [산업지표 개선에도 내수 냉랭]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02 18:10

수정 2024.06.02 18:10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왔지만 체감물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번 올라간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 데다 살림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먹거리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임금은 그대로인데 물가와 이자부담이 계속 줄지 않으면서 가계 살림살이는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2%대 초·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미뤄둔 전기·가스요금 인상, 유류세 인하 종료,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등 변수도 큰 상황이다.

2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일 발표될 예정이다.
올 들어 2~3월 연속 3%대로 올라섰던 물가는 지난 4월 2.9%로 다소 완화했다. 5월 물가 역시 2%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표의 온기는 민생으로 퍼지지 않는 모습이다. 일반인의 향후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개월 만에 반등했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은 3.2%로 한 달 전보다 0.1%p 올랐다. 4월 하락 전환했던 기대인플레이션은 5월 또다시 상승을 나타냈다.

정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크게 체감하는 공공요금, 농산물 등에 아직 인상요인이 많이 남아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 자체는 최근 내려갔지만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라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먹거리를 비롯한 체감물가 등이 여전히 높게 느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가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2·4분기 들어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대표 외식메뉴인 햄버거, 피자, 치킨 등 가격이 일제히 오르거나 인상될 예정이다. 지난달 굽네, 파파이스, 맥도날드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이미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린 상태다.

물가자극 우려가 큰 이벤트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6월 말까지 연장된 유류세 한시인하 조치가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2021년 11월 이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실시한 이후 현재까지 총 9차례나 이를 연장했는데,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동안 정부가 임의로 눌러온 전기·가스요금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요금은 홀수 달마다 요금을 조정해 가장 빠르면 7월 인상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올여름 폭염, 폭우 등이 농산물 수급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수급불안은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물가가 높아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어서 민생이 더욱 어렵다"며 "물가지표가 떨어지면 금리도 내려가기 시작하고 그렇게 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뭔가 좀 나아지기는 힘들 수도 있다"며 "물가가 떨어지고 금리도 조금씩 내리지만 금리는 바로 반영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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