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자사주 사들이는데 주가는 되레 하락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02 18:30

수정 2024.06.02 18:30

신세계·엔씨소프트 등 27곳
전문가 "금투세 경계감 높아져"
자사주 사들이는데 주가는 되레 하락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가 이어지면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에 맞춰 상장사들도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시키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실질적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5월 한 달간 10개 상장사가 자사주 취득 및 처분 공시를 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17곳이 자사주 취득에 나서면서 총 27곳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처분해 주주환원을 꾀했다.

공시 면면을 보면 신세계, 엔씨소프트 등 1·4분기 호실적에 주가 반등을 노리는 대형주가 자사주부터 용평리조트, 자이에스앤디 등 바닥권 탈출을 노리는 중소형주들도 잇따라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다만 기대한 만큼의 반응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8일 자사주 취득에 나선 신세계의 주가는 5월 31일 종가 기준 16만3200원으로 자사주 취득 직후부터 무려 7.81% 급락했다. 신세계의 1·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604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3% 늘었고 영업이익은 7% 증가한 163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당시 하나증권은 자사주 매입 발표에 더해 "점진적 실적 회복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안정적 투자 대안"이라고 판단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회복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20만9500원에서 이날 현재 19만300원으로 9% 넘게 하락 거래 중이다.

이를 두고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에 대한 시장 경계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금투세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자사주 매입이 투자자들에게 더욱 각광받는 주주환원 정책이 될 것이란 시각이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한국 증시 밸류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면 그 자금이 계속 한국 주식시장에 머물면서 추가적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는 자금"이라며 "금투세 폐지 및 유예 시 업종보다 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한편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2월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주주환원(27%)을 꼽았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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