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한미일 국방장관회담..고위급 협의 정례화 합의
북핵 대응 3국 TTX 시행, 연내 군사협력 제도화 문서화 작성
[파이낸셜뉴스]
북핵 대응 3국 TTX 시행, 연내 군사협력 제도화 문서화 작성
프리덤 엣지라는 훈련 명칭은 한미연습인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와 미일연습인 '킨 엣지'(Keen Edge)의 각각 앞뒤 단어를 따서 만들어졌다. 한미, 한일로 나눠 하던 훈련을 하나로 합친다는 의미다.
이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을 진행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영역에서 3자 훈련을 프리덤 엣지라고 명명하고 올 여름에 최초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프리덤 엣지 훈련에 대해 "1년에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훈련에는 한미일의 항공기와 함정, 사이버 인력 등이 참가하게 될 전망이다.
한미일은 또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의 표준 운영 절차를 수립하고 3국 안보협력의 기준이 되는 문서를 올해 작성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통상 해군의 훈련을 함께 하면 함정 간의 해상훈련 위주로 하는데 올 여름 공중이나 수중, 사이버까지 다양한 영역의 훈련을 시행하기로 했다"며 "다영역에서 동시에 훈련을 하는 방식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이 포함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은 각각 현존하는 위협과 안보상황을 반영한 연습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지·해·공·사이버·우주자산 등을 활용한 대규모 다영역 연합연습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3국이 함께하는 본격적인 다영역 훈련은 없다. 또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인근 방문 등을 계기로 종종 펼쳐지는 한미일 훈련은 해군 위주의 훈련으로 '다영역'과는 다르다.
여기에는 한미일 훈련 시행·고위급 협의 정례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으로, 동맹을 경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3국 군사협력을 흔들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포함한 역내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3국 도상훈련(TTX) 실시에도 합의했다. 한미일 TTX는 지난 2014~20년 기간 동안 5차례 열렸으나, 이후엔 중단됐다.
한미일은 또 지난해 12월부터 가동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운영 성과를 평가했으며, 이 체계의 표준 운영 절차를 수립하기로 했다.
한미일 다영역 3자훈련은 지난해 8월 18일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정상회의 결과물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엔 "3국은 우리의 조율된 역량과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3자 훈련을 연 단위로 훈련 명칭을 부여해 다영역에서 정례 실시하고자 함을 발표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12일 화상으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단순한 훈련이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의 훈련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회담에서 3국은 다년간의 3자훈련 계획을 세워 이를 2024년부터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은 올해 4월 26일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포함한 실무협의를 거쳐 다영역에서의 3자훈련 계획을 조율했고, 이번 회담을 통해 이를 공식 발표하게 됐다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신 장관은 "한미일 안보 협력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에 대해서 심도깊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미일 안보협력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전날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해묵은 초계기 갈등의 해법이 마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계기 갈등은 한일 양국의 입장이 달라 해법이 쉽지 않은 사안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한미일 군사협력 심화를 바라는 미국이 한일간 '초계기 갈등'이 일단락되는 과정에서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으로 한미일의 군사협력이 북한 위협은 물론 대만해협 사태를 포함한 동북아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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