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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국가채무비율 전망치 조작..168%→81% 절반 줄여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04 14:00

수정 2024.06.04 14:57

2060년 국가채무비율 최대 168.2%
靑 보고 후 洪 "두 자릿수로 낮춰라"
재량지출 감소 왜곡해 81.1% 발표
감사원 다시 산출해보니 148.2%
"정부 신뢰 훼손, 재정 조기경보 무력화"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임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20년 장기재정전망상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최대 168.2%이던 최초 산출 수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81.1%으로 낮춰 발표했던 것으로 4일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홍남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두 자리로 줄이라”고 지시한 결과라는 점도 지적됐다. 국가채무 비율 전망치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건 국민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재정건전성 훼손 및 관련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공개된 감사원의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2020년 7월 ‘206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시뮬레이션을 실시했고, 최소 111.6%·최대 168.2%로 산출됐다. 기재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5년마다 의무적으로 향후 40년 간의 장기재정전망을 실시해 국회에 제출한다.


이에 홍 부총리는 당시 청와대 정례보고에서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100% 이상으로 크게 상승하고, 특히 2015년 실시했던 전망에선 62.4%였다는 점에서 지적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까지 짚었다.

그 후 기재부는 2060년 국가채무비율 153%와 129.6% 2가지 안을 보고하자 홍 부총리는 “129% 국가채무비율은 국민이 불안해 한다”며 비판을 미연에 방지키 위해 두 자릿수로 낮추도록 지시했다. 재량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에 연동하는 전제를 총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의 100%로 연동하는 것으로 바꾸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입장이다.

즉, 홍 부총리가 2060년 국가채무비율 급증을 청와대에 보고한 직후, 수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재량지출이 아닌 총지출을 경제성장률과 연동하면, 고령화 탓에 경제성장률보다 커질 수밖에 없는 의무지출 증가율의 영향으로 결국 재량지출이 감소하는 왜곡이 발생한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그럼에도 홍 부총리는 “재량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도 정부가 충분히 의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밀어붙였다.

결국 바뀐 전제로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81.1%로 산출됐고 2020년 9월 2일 최종 발표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시 조세재정연구원과 정당한 전제와 방법에 따라 장기재정전망을 다시 해본 결과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148.2%로 도출됐다”며 “당시 기재부 장관은 외부비판을 우려해 축소·왜곡해 장기재정전망의 객관성·투명성 및 정부 신뢰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조기경보 기능을 무력화해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조치가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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