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9000억 오피스 EOD..헐값 처분 막는 차원
[파이낸셜뉴스] 이지스자산운용은 3일 "독일 오피스 투자 관련 공모펀드 투자자는 상당 부분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향후 절차 진행 시 이지스자산운용은 모든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 끝까지 운용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트리아논 빌딩 현지 대주단과 ‘재구조화 약정서’ 체결 합의에 실패했다. 유보계약 만료일은 5월 31일까지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하반기 기관 대상 사모펀드로 1835억원, 개인 투자자 대상 공모펀드로 1868억원을 각각 모집했다. 현지에서 조달한 5000억원대 대출을 묶어 트리아논 빌딩을 약 9000억 원에 인수했다. 트리아논 빌딩의 핵심 임차인인 독일 데카뱅크가 임대차 만료를 앞두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자산 가치가 급락했다.
트리아논 빌딩의 대주단은 이 펀드의 직접 투자대상 자산인 룩셈부르크 SPC 지분에 대한 추가 담보권(질권) 제공을 제시했다. 대주단에게 매각 통제권을 전적으로 부여하고, 질권을 추가로 제공하는 것은 대주단에게 본건 질권 목적물(펀드의 투자대상자산)을 언제든지 헐값에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투자은행(IB) 업계의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주단은 대주단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격 내에서만 신속하게 담보자산을 처분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주도의 펀드 정상화 작업이 불가능하게 되는 장애요소다. 이 펀드의 유일한 투자대상자산을 매우 낮은 가격에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자산을 보유한 현지 SPC의 관리회사이자 사무수탁사인 Intertrust는 도산사유(insolvency) 발생시 3주 이내에 도산 절차 개시를 현지 법원에 신청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한다. 도산절차는 독일 현지 법원 주도하에 1~2년의 기간을 두고 진행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 매각 등이 이뤄지면 선순위대출 미지급원리금, 도산 및 매각절차 비용 등이 우선 변제된 후 잔여 금원이 있을 경우 펀드로 회수될 예정이다. 도산절차에 따른 자산매각 등의 결과에 따라 투자금회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 언제, 얼마의 투자금이 회수될 것이라 예견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현재 자산임대 상황 및 독일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투자금 상당 부분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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