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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금융시장 출렁...여당 압승 따른 개헌 우려로 주식·페소 급락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04 06:16

수정 2024.06.04 06:16

[파이낸셜뉴스]
멕시코 집권 여당 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3일(현지시간) 여당의 선거 승리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여당이 하원 의석 3분의2를 포함해 상하 양원을 압도하면서 개헌 우려가 불거지며 이날 멕시코 증시와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신화 연합
멕시코 집권 여당 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3일(현지시간) 여당의 선거 승리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여당이 하원 의석 3분의2를 포함해 상하 양원을 압도하면서 개헌 우려가 불거지며 이날 멕시코 증시와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신화 연합


멕시코 대통령과 의회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멕시코 통화인 페소 가치와 주가 지수가 3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집권 여당 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모레나는 하원 의석 최소 3분의2를 확보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당이 헌법 개정 동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으로 페소가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소는 이날 달러당 17.60페소까지 추락해 3.5% 넘게 급락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다.

멕시코 페소는 이날 신흥국 통화 가운데 가장 많이 거래된 통화다.


주가 지수는 4% 넘게 급락했다.

집권 모레나당은 의회와 행정부를 모두 장악했다.

특히 하원 의석 최소 3분의2를 확보함에 따라 야당 지원 없이도 헌법 개정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집권 여당 압승을 예고하는 전날 출구조사 결과는 멕시코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페소 가치가 3.5% 넘게 급락한 것을 비롯해 멕시코 증시의 IPC 주가지수는 4.2% 폭락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후 최대 낙폭이다.

멕시코 방코바세의 분석 부문 책임자 가브리엘라 실러는 통화 가치와 주가 급락은 "멕시코(경제 전망)에 대한 두려움과 자본유출 우려를 나타내는 증거"라고 말했다.

여당 모레나는 상원에서도 3분의2 의석수를 거의 확보할 전망이다. 이 기준에 수 석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여당이 개헌안을 통과시키기에는 충분한 의석을 상원에서도 확보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멕시코가 2000년 군정을 끝내고 민주화한 이후 최대 규모의 정계 지각변동이다.

여당 모레나는 판사 직접 투표, 의회 축소, 독립적인 선거관리기구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정책들이 개헌을 통해 실행되면 여당의 권력집중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선임 자문 던컨 우드는 "이제 미국은 일당이 지배하는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게 됐다"면서 "그저 대통령과 의회를 장악한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장악한 당과 마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가 회생 운동'이라는 뜻의 모레나는 지방선거에서도 압승했다. 수도인 멕시코시티를 포함해 9개 주지사 가운데 7명을 배출했다.
또 전국 선거구 300곳 가운데 253곳에서 승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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